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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한국 수교: 문화적 교류 및 수교 후 변화

한국-쿠바 65년 만에 재수교

수교하기 전에도 있었던 문화적 활발함과 미래의 노력
<PIXABAY 제공>

[객원 에디터 7기/ 우동훈 기자] 지난 2월 14일, 한국과 쿠바가 65년 만에 외교 관계를 맺은 소식은 한국어를 배우는 쿠바 현지 학생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이들은 수교 소식을 듣고 채팅방에서 활발하게 대화를 나누며 한국 유학 등의 꿈을 나누었다. 

이번 수교에서 양국 간 문화적 공감대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한국과 쿠바는 미수교 상태에서도 문화교류를 이어왔으며, 이는 양국 간의 관계를 유연하게 만드는데 기여했다. 특히 쿠바에는 2015년에 설립된 ‘아르코트’라는 단체가 있는데, 이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쿠바 대중에게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동호회다. 이 단체는 1만 명의 회원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의 국제문화교류진흥원도 쿠바와의 문화교류 사업을 수년째 지원해 왔다. ‘아르코트’ 회원들은 한국의 K팝과 K드라마를 즐기는 팬으로서 수교 발표 이후 아바나 도심에 있는 본부 건물에 모여 축하를 하면서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한국의 K팝 그룹이 쿠바에 공연하러 올 날을 열망했다. 또한, 교환교수나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생기면 한국에 가서 K팝 댄스를 추고 싶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처럼 한국과 쿠바 간의 문화적 교류와 동질감은 지역적 거리와 체제적 이질감을 뛰어넘어 수교를 이루는데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한국과 쿠바 사이의 수교 소식이 전해지면서 쿠바 현지 학생들의 한국 문화 및 언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BBC News가 보도했다. 쿠바 영주권을 취득한 한국어 교사이자 쿠바국립미술관 전시 해설가인 장희주 씨는 이에 대해 “한국과 쿠바의 수교 소식이 전해지면서 쿠바 현지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단체 채팅방에서 엄청난 활동을 보였다”라고 전했다. 쿠바에서는 한국 드라마와 K-드라마가 인기를 끌며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며, 이를 통해 불법 유통 경로를 통해 정식 방영되지 않은 작품도 쿠바에서 유행했다. 

특히 대학생인 클라우디아 솔투라는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 문화에 빠져들었으며, 현재는 K팝을 비롯한 댄스 커버 그룹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 요리나 음악 등을 선보이는 한국 문화 주간도 열렸다고 한다. 또한, 쿠바와 한국 간의 문화적 유사성과 공감대는 양국 간의 관계를 강화하고 수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두 나라는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관계를 발전시키며, 외교적으로도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한국인들에게 쿠바는 ‘혁명과 낭만’의 나라로서 여행 버킷리스트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곳이다. 헤밍웨이와 체 게바라,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그리고 시가 등 다양한 상징들은 쿠바를 특별하게 만든다. 한국인들의 쿠바 방문객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2019년에는 연간 1만 4,000여 명에 달한다. 특히 코로나 이전까지는 여행 커뮤니티 미디어를 중심으로 쿠바 여행 콘텐츠가 늘어나고 있었다.

쿠바와 북한을 비슷하게 생각하는 많은 사람의 편견과 달리 쿠바는 안전한 나라이다. 여행객이었던 조 씨는 2014년과 2018년에 쿠바에 방문했는데, 그는 쿠바를 처음 여행할 때 “공산주의, 사회주의 국가라서 위험할 수 있다는 편견이 있어서 긴장했지만, 막상 가보니 굉장히 안전한 곳이었다”라고 회상했다. BBC News에 따르면, 쿠바를 여행한 김지윤 씨는 현지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쿠바의 독특한 문화와 사회 시스템에 대해 새로운 경험을 얻었다고 전했다. “인력거 아저씨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국가의 병원과 주거 시스템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만, 독재나 배급 시스템에 대해서는 불만을 토로하더라고요. 프로파간다 벽화 한구석에는 욕설이 적혀있기도 했고요. 이전에는 쿠바와 북한을 연결 지어서 생각했었는데, 막상 오니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쿠바 주민들은 대체로 수교를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한국과의 수교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쿠바는 물가 폭등, 식량난, 전력 부족 등으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에 한국과의 경제 교류를 통해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컸다. 이미 쿠바인들은 가전제품, 자동차, 한류 문화 등을 통해 한국과 친숙해져 있으며, 이를 통해 경제 교류의 확대를 더욱 기대하고 있다. 쿠바 정부 역시 수교 결정의 배경에는 경제난 해소를 위한 의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와 있다. 이를 통해 한국과 쿠바 간의 경제적인 협력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국과 쿠바의 수교는 쿠바에 살고 있는 한국인 후손 약 1,000명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 쿠바 정부는 한국인 교민회 설립을 허용하지 않았지만, 현재 ‘한인회’가 문화 단체로 활동 중이다. 북한은 코레아노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았지만, 수교를 통해 코레아노에 대한 한국 정부의 민·관 차원의 지원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 수교 이후 쿠바에 대한 대한민국 사람들의 시선은 점점 더 긍정적으로 기울고 있으며 수교를 하기도 전에 활발했던 문화적인 면에서도 더욱 발전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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