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내 직업에 미친 영향 … 고령자·저학력에게 가혹했다
한국 고용정보원, 20일 ‘코로나19 직업 영향 관련 재직자 조사’ 결과 발표
코로나19 이후 일하는 방식 ‘변했다’ 35% … 임금‧소득 ‘감소했다’ 35.8%
[위즈덤 아고라 / 이민채 객원기자] 코로나19 판데믹 이후, 나이가 많고 저학력일수록 임금이나 소득이 감소한 사람의 비율이 높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지난 20일, 537개 직업 종사자 1만 6,244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코로나19가 직업에 미친 영향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20년 하반기(8월~11월)에 537개 직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가 직업별로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 설문 문항이 포함됐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에 대한 보상(임금‧소득)의 증감, 일하는 방식(비대면‧재택)의 변화 여부, 직무 내용 증감, 일의 양(근무시간‧고객 수) 증감 등 네 가지를 물었다.
조사결과, 임금이나 소득에 변화가 있었다는 응답은 전체 응답자 중 38.7%에 달했다. 이들 중 감소했다는 응답은 35.8%를 차지했으며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34.5%), 30대(32%), 40대(35.7%), 50대(41.6%), 60대 이상(50.5%) 등으로 30대에서 60대 이상으로 연령대가 상승할수록 임금‧소득이 감소했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다.
학력별로는 고졸 이하(46%), 대졸(34.4%), 석사 이상(21.7%) 등으로 학력이 낮을수록 감소했다는 응답 비율이 높았으며, 성별로는 여성이 39.9%로 34%를 기록한 남자보다 높았다.
“감소했다”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은 5개 직업은 음식서비스 관리자(100%), 연극 및 뮤지컬 배우(97.1%), 모델(96.8%), 선박객실공무원(96.8%), 예능강사(96.7%) 등이었다.
반대로 “증가했다” 응답 비율은 택배원(63.3%), 가정의학과 의사(60%), 온라인 판매원(46.7%), 시스템소프트웨어 개발자(43.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업무수행과 재택근무 등으로 일하는 방식에 변화가 있는지를 물었을 때, 전체 조사대상 중 35%가 ‘있다’고 답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34.4%), 30대(37.7%), 40대(36.2%), 50대(29.2%), 60대 이상(24.9%) 순으로 20대 이하를 제외하면 30대에서 60대 이상으로 갈수록 일하는 방식이 변했다는 답변 비율이 낮아졌다.
일하는 방식 변화를 분석하였을 때, 변화가 있었다는 비율이 가장 높은 직업 다섯 가지는 시스템소프트웨어 개발자(100%), 중·고등학교 교사(100%), 초등학교 교사(96.7%), 여행상품개발자(96.7%), 중고등학교 교장 및 교감(93.5%) 등으로 주로 교육·행사·관광 분야 직종이 많았다.
변화가 없거나 해당 없다고 답한 비율이 100%인 직업은 수학 및 통계 연구원, 만화가, 3D프린팅모델러, 패스트푸드 준비원, 어부 및 해녀 등이었다.
전체 조사대상에게 일의 양, 즉 근무시간, 고객 수 등 일의 양의 증감을 물었을 때, ‘증가했다’는 답변은 6.5%였으며 ‘감소했다’는 응답은 46.3%였다. 학력별로 살펴보면 ‘감소했다’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고졸 이하’(54.7%)였고 ‘대졸’(46.5%), ‘석사 이상’(27.5%)이 그 뒤를 이었다.
성별로 봤을 때, 일의 양이 ‘감소했다’는 여성 응답자 비율 (52.4%)이 남성(43.7%) 보다 더 높았다.
직업별로 코로나19 이후 일의 양이 늘었다는 응답 비율은 음식배달원 (90%) 택배원(83.3%) 온라인 판매원(73.3%) 순이었다. 보험모집인(보험설계사), 무용가, 여행 사무원, 선박 객실 승무원 등은 일의 양이 줄었다는 답변 비율이 100%에 달했다.
직무 내용 변화에 대해 코로나19 이후 수행 직무 내용이 줄었다는 응답은 40%, 증가했다는 응답은 7.7%에 그쳤다.
직무 내용 변화는 기존 직업에서 코로나19 이후 새로 수행하는 직무가 추가됐거나 줄었다는 것을 뜻한다. 고졸 이하(46.6%), 대졸(40.6%), 석사 이상(22.7%) 등 학력이 낮을수록 수행 직무 내용이 줄었다는 응답이 높았다.
증가했다는 응답비율이 높은 5개 직업은 중·고등학교 교사(73.3%), 음식배달원(73.3%), 택배원(70%), 일반행정공무원(68.6%), 가정의학과 의사(60%) 등이었다. 감소했다는 비율은 무용가(100%), 악기 제조원 및 조율사(100%), 연극 및 뮤지컬 배우(97.1%), 모델(96.8%), 선박객실승무원(96.8%) 순이었다.
최기성 한국 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직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직무수행에서의 대면 필요성과 생활의 필수요소 여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라며, “사무직, 기술 및 기능직보다 직무수행에서 대면 필요성이 높은 서비스직이 더 많은 영향을 받은 가운데, 서비스직 내에서도 생활의 필수요소인 의식(衣食) 및 의료보건 관련직에 대한 수요는 크게 증가했지만, 여행, 문화와 같은 비필수 관련직에 대한 수요는 크게 감소하였다”라고 해석했다.
이어“코로나로 비대면 서비스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감과 수입이 줄고 있는 직업 종사자들에게 소득지원과 직업훈련 등을 통해 재직자의 고용안정성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고용정보원은 직업 세계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2001년부터 매년 500~600개의 직업을 선정한 뒤, 직업별 재직 기간 1년 이상 경력자 30명을 대상으로 직업의 특성, 임금, 일자리, 전망 등을 조사한다. 한편, 상세 조사 결과는 한국 고용정보원 홈페이지(www.keis.or.kr) 보도자료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