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다문화수용성 71점, 성인 52점… 성인보다 훨씬 개방적
다문화가정 109만 명에 달해
청소년 93% “다문화 학생과 친구 되는 것 불편하지 않아”
성인과 청소년의 다문화 수용성 격차 갈수록 벌어진다
[위즈덤 아고라 / 김규인 기자] 다문화 가구원들은 매년 늘어나는 중이다. 2020년 기준, 전체 인구의 2.1%인 109만 명에 달했으며 다문화 출생은 전체 출생인구의 6%로, 1.6만 명에 해당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다문화가족정책위원회에서 ‘학령기 다문화가족 자녀 포용적 지원방안’과 ‘2022년 다문화가족정책 시행계획’ 등을 심의, 의결했다.
또한 여성가족부가 30일 내놓은 ‘2021 국민 다문화 수용성’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청소년의 다문화 수용성은 100점 만점에 71.4점으로 성인(52.3점) 보다 크게 높았다. 이 점수가 높으면 다문화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이라는 의미다.
우리 사회의 다문화 인식 현황과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2012년부터 3년마다 하는 이 조사는 ▲ 문화 개방성 ▲ 국민 정체성 ▲ 고정관념·차별 ▲ 일방적 동화 기대 ▲ 거부·회피 정서 ▲ 교류행동 의지 ▲ 이중적 평가 ▲ 세계시민 행동의지 등 8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성인 5천 명, 청소년 5천 명 등 총 1만 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청소년의 다문화 수용성 점수는 100점 만점에 71.39점을 기록했지만, 성인은 52.27점으로 20점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직전 조사 때인 2018년과 비교하면 청소년은 0.17점 높아졌으나, 성인은 오히려 0.54점 하락했다.
성인과 청소년의 다문화 수용성 격차는 2015년 13.68점, 2018년 18.41점으로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두 집단의 격차가 가장 컸던 항목은 ‘이주민과 친교 관계를 맺고자 하는 의지’를 의미하는 ‘교류 행동 의지’였다.
이번 조사에서 대부분의 청소년(93.2%)이 “다문화 학생과 친구가 되어도 불편하지 않다”라고 답했다. 부산의 고교생 나모 양(16)은 “같은 반 다문화 친구에게 중국어 공부 도움을 받았다”며 “주위에서 다문화 친구를 꺼리거나 어려워하는 경우를 못 봤다”라고 말했다.
주변에서 다문화 친구 등을 접하는 청소년도 크게 늘었다. 63.3%가 “주위에 다문화 배경 친구나 같은 반 급우, 친척 등이 있다”라고 답했다. 이 수치는 2015년 34.7%, 2018년 41.1%였다. 실제 다문화 학생이나 가정이 증가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박옥식 한국다문화청소년협회 이사장은 “다문화 학생들에 대한 따돌림 등이 전보다 줄어 이들이 자신의 출신 배경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성인은 ‘이주민이 상사가 되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 ‘직장 동료가 되는 것이 불편하지 않다’라고 답한 비율이 각각 54.8%, 76.0%에 그쳤다. 여가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이주민을 만나는 경험이 줄어들면서 이런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성인은 8개 항목 중 최하점인 38.76점에 그쳤지만, 청소년은 최고점인 78.09점으로 매우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성인과 청소년 모두 연령층이 낮을수록 다문화 수용성 점수가 높았다.
성인은 20대가 54.40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30대(52.98점), 40대(52.77점), 50대(51.80점), 60대 이상(49.98점) 순이었다.
청소년은 중학생(73.15점)이 고등학생(69.65점)보다 다문화 수용성이 높았다.
여가부는 “성인과 청소년 간 다문화 인식차가 벌어진 원인 중 하나는 관련 교육이나 활동 참여율”이라고 분석했다. 성장과정에서 중학생의 높은 다문화수용성이 지속적으로 유지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어 “포용적인 다문화 사회 조성을 위해 ‘찾아가는 다문화 이해 교육’을 강화하고, 맞춤형 콘텐츠 개발 등으로 교육의 질을 높일 것”이라며 “선주민과 다문화가족 간 교류를 늘리기 위해 전국에 소통 공간 80곳을 운영하는 등 다문화 친화 활동을 활성화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