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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네 번째 피라미드를 지어라”… 피라미드 복원 논란

피라미드 복원 현장…쏟아지는 조롱

<PIXABAY 제공>

[객원 에디터 6기 / 박예지 기자] 지난달 25일, 모스타파 와지리 국가유물최고위원회 사무총장은 이집트에서 추진 중인 피라미드 복원 작업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며 이번 복원 작업을 “세기의 프로젝트”라고 칭했다. 

지난 1일, 뉴욕타임스(NYT), 영국 가디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는 수도 카이로 인근의 기자(Giza) 지역에서 ‘3대 피라미드’ 중 하나인 멘타우레 피라미드의 복원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해당 피라미드 외벽의 일부는 본래 화강암 ‘덮개’로 싸여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파손되었고, 이번 공사는 사라진 화강암층을 재구성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와지리 사무총장은 “이집트, 일본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이 1년 넘게 연구를 진행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작업 현장이 공개되자 여론은 복원 방식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작업자들이 피라미드 제일 아랫부분 외벽에 화강암 벽돌을 설치하는 모습이 담겨있었는데, 이는 기존 석회암 피라미드와 동떨어진 모습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사용된 화강암은 기존 피라미드와 색과 모양까지 달랐다. 

복원된 모습을 본 누리꾼들은 “피라미드에 타일 대신 벽지를 붙이는 것을 어떠냐” , “차라리 네 번째 피라미드를 새로 짓는 게 낫겠다”와 같은 조롱성 반응을 보였다.

이집트 학자인 모니카 한나는 “이집트 문화유산 관리들의 부조리를 언제쯤 멈출 수 있겠냐”며 “복원에 대한 모든 국제 원칙은 이런 식의 개입을 금지하고 있다”며 이번 복원 작업에 대해 지적했다. 

한편, 아메리칸 대학의 살리마 이크람 사람 교수는 “피라미드에서 떨어진 화강암 벽돌을 제자리에 갖다 놓는 방식이라면 합리적인 복원”이라는 옹호의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출처가 불분명한 벽돌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현재의 피라미드가 화강암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집트에서는 이러한 문화유산 보존 문제에 대한 논란이 자주 벌어진다. 관광업이 이집트 국내총생산(GDP)의 10%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NYT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고대 건축물을 이전의 화려한 모습으로 되돌리는 것,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 사이에서 긴장을 겪고 있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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