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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자극적인 미디어는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freepik 제공>

[객원 에디터 6기 / 함예은 기자] 최근 유튜브 쇼츠, 틱톡과 같은 1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숏 폼(short form) 미디어 콘텐츠’가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숏폼과 함께 수위가 높고 자극적인 콘텐츠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자극적인 콘텐츠를 두고 ‘마라맛’ ‘매운맛’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이러한 표현은 그만큼 자극적인 콘텐츠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이러한 미디어 콘텐츠들이 인기 있는 이유는 바로 ‘도파민’이라는 호르몬 작용과 깊은 연관이 있다. 

‘도파민’이란 중요한 뇌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로서, 기쁨, 보상, 학습, 운동 조절 등 다양한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 행복함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이다. 그러나 이 행복 호르몬도 지나치게 분비되거나 조절되지 않을 경우, 큰 문제가 발생한다. 도파민은 인간의 동기를 증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로 어떠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성취했을 때 도파민이 분비된다. 그러나 짧고 자극적인 영상으로 사람들은 도파민을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게 된다. 점차 사람들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미디어를 통해 쉽게 도파민을 얻는 것에 익숙해지면서 디지털 세계에 중독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방송가에 꾸준히 자극적인 콘텐츠가 증가하는 것에 기름을 부은 하나의 요소로 1인 미디어의 영향을 꼽는다. 1인 미디어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은 누구의 제지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특징은 가장 큰 문제가 되기도 한다. 별다른 제지가 없다 보니, 수위를 넘나드는 콘텐츠도 쉽게 유통된다. 현재 미디어에서는 성공을 과시하거나 거친 말과 거친 행동, 주먹과 폭력에 의한 승리, 충동적이고 본능적인 행위들이 아무렇지 않게 대중들에게 자주 노출되고, 또 미화된다. 이 때문에 미디어에 노출되는 ‘악역’이 매력적일수록 감정이입이 쉬워지고, 영웅적으로 묘사될 때 폭력을 더 매력적으로 느낌으로써 과격한 행동에 포함된 악영향에 대한 문제의식은 사라지는 것이다. 본인도 모르게 그것을 호의적으로 수용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문제는 그만큼 자극적인 소셜미디어의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비슷한 콘텐츠를 손쉽게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허전하거나 심심할 때마다 중독된 것처럼 영상을 보곤 한다. 

짧은 시간 안에 미디어를 시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바쁜 사람들에게 큰 즐거움을 주지만, 그의 나쁜 영향은 통제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조회 수 면에서는 폭발적인 반응이 뒤따른다. 대부분의 개인 미디어는 일정 구독자와 조회 수를 얻으면 콘텐츠에 광고가 붙어 광고 수익을 얻는 구조다. 조회 수를 노린 선정적, 자극적 콘텐츠를 만들면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 보니 미디어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더 많이 생산하게 되고, 사람들은 그 콘텐츠에 중독되어 더 찾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자주 보면서 친숙해지면 그것에 호감이 생기고 긍정적인 태도가 나타난다는 것이 바로 단순노출효과(mere exposure effect)이다. 담배 패키지에 그려진 경고 그림이 처음에는 무섭고 역겨워 흡연자의 수가 줄을 줄 알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는 흡연자들이 스스럼없이 담배를 구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단순 노출로 거부감이 상쇄되고 공포에 둔감해지는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콘텐츠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자극적임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누그러지고, 자극적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약화됨으로써 폭력적이거나 수위가 높은 행위가 증가한다는 둔감화 이론(Desensitization theory)이 그것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9년 10대 청소년 미디어 이용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플랫폼은 유튜브, 넷플릭스, 틱톡과 같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이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와 데이터 베이직이 공개한 ‘미디어·콘텐츠·플랫폼’조사 내용을 보면, Z세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숏폼 사용자의 콘텐츠 하루 평균 시청 시간은 평일 46.9분, 주말 58.7분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청소년들은 많은 영상 미디어에 노출되어있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이가 어릴수록 이러한 위험성은 더 커지기 때문에 나이 제한에 따른 시청 제한이 실효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사람들은 숏폼의 영향력과 문제점을 제대로 인지하고 자극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또한 이런 무분별한 미디어 콘텐츠 노출에 대해 분별력을 가질 수 있게 다양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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