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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IRA를 이유로 미국을 WTO에 제소

이에 따른 미국 측 재닛 옐런 장관의 발언: “나는 중국 상대방에게 압박을 가할 것”

 <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7기/ 우동훈 기자] 중국이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라는 법안이 중국의 관점에서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차별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중국은 이 법안을 토대로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전기차 보조금이 공정한 경쟁 환경을 훼손하고,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 및 글로벌 신에너지 자동차 시장에 대한 불공정한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측은 IRA를 미국이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경제적 경쟁력을 향상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간주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2년 8월 서명한 인플레이션 감소법에 따라, 올해부터 중국 자본 비율이 25%를 넘는 기업의 배터리 부품을 사용하는 차량을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7,500달러(약 1,000만 원)의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이 법은 2025년부터 배터리 부품을 구성하는 광물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중국의 제소는 단순히 심벌적인 의미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분쟁이 해결되지 않으면 WTO의 분쟁 해결 패널이 설치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WTO 상소기구가 실질적으로 기능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분쟁의 해결이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이 이 결정에 불만을 제기하면, 이에 따른 추가적인 절차와 협의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MSNBC 보도에 따르면,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27일 태양전지 제조사 서니 바를 방문해 “중국의 과잉 생산이 국제시장 가격과 생산 패턴을 왜곡하고 세계 다른 지역의 노동자들과 기업뿐 아니라 미국 노동자들과 기업들에도 피해를 준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산업 등 친환경 분야 보조금으로 “저가품 홍수”를 일으켜 무역 질서를 교란한다고 주장했다. 

옐런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내게 미국 기업들과 노동자들이 평평한 운동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전부터 중국에 생산 과잉 문제를 제기했으며, 다음 중국 방문에서 이를 핵심 이슈로 삼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중국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도 했다. 

옐런 장관이 방문한 공장은 값싼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다 2017년에 문을 닫았으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따른 보조금 덕분에 곧 재가동할 예정이다. 옐런 장관은 이렇게 상징적인 장소에서 중국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보복을 가할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보복을 거론하고 싶지는 않다”며 “우리가 건설적인 일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라고 했다.

옐런 장관의 발언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친환경 산업 증가를 쫓는 상황에서 중국산 제품 견제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중은 이미 전기차 외에도 배터리 산업 육성책을 놓고 갈등하고 있다. 

중국은 2023년 일본과 독일을 이기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수출국이 되었다.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BYD는 2023년 4분기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최다 판매 순수 전기차 제조업체로 등극했다. 

한편, 국내 전기차·배터리 업체들은 미국 정부가 정한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미국 기업과의 협력을 적극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와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에 합작공장을 짓기로 합의했고, GM과 삼성 SDI도 미국에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또한 삼성 SDI는 스텔란티스와 협력해 인디애나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 분쟁이 더욱 복잡하고 장기화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두 나라 간의 경제적 관계와 국제 무역 환경에 대한 미래 전망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이러한 분쟁이 어떻게 해결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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