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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은 발명자가 될 수 있을까? 국내 첫 특허심사 사례

인공지능을 발명자로 기재한 우리나라 최초의 특허출원, 심사 시작

특허청, “인공지능은 발명자가 될 수 없다”, 수정 요구서 통지

“AI 발전하면 언젠가 AI를 발명자로 인정해야 할 상황 올 수 있어”

Illustration by Eujean Cha

[위즈덤 아고라 / 우연주 기자] 특허청은 미국의 AI 개발자 스티븐 탈러 (Stephen Thaler)가 발명자를 AI로 표시한 국제특허출원을 국내에 출원했다고 밝혔다. 출원인이 최초의 AI 발명가라고 주장하는 AI 프로그램의 이름은 ‘다부스’이다.

하지만 특허청은 1차 심사에서 ‘자연인이 아닌 AI를 발명자로 적은 것은 특허법에 위배되므로 자연인으로 발명자를 수정하라’는 보정 요구서를 통지했다. AI가 해당 발명을 직접 발명했는지 판단하기에 앞서 AI를 발명자로 기재한 형식상 하자를 먼저 지적한 것이다.

우리나라 특허법 및 관련 판례는 자연인, 즉 인간만 발명자로 인정하고 있어, 자연인이 아닌 회사나 법인 등은 발명자로 표시할 수 없다. 프로그램의 일종인 AI는 자연인이 아니므로, 발명자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또한, 우리나라보다 앞서 미국, 영국 특허청에서도 이미 특허심사를 받은 바 있다. 

AI 시스템 ‘DABUS’를 개발한 탈러 박사는 2018년부터 미국 특허청(USPTO), 유럽특허청(EPO), 영국 특허청(UKIPO)에도 다부스를 발명자로 표기한 특허를 출원했다. 그리고 우리나라 요구와 마찬가지로 DABUS를 탄생시킨 탈러 박사를 출원인으로 기재해 서류를 제출했다. 이들은 처음에 발명자란을 공란으로 비워둔 채 특허출원 절차를 진행했고, 접수부서는 출원서의 발명자 지정에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보완을 요구했다. 

출원인 측은 AI 기계인 DABUS가 인간의 개입 없이 자율적으로 발명했다는 취지를 기재한 발명자 지정서를 2019년 7월에 제출했다. 그는 “나는 출원과 관련된 전문지식이 없고, 다부스는 일반적인 지식을 학습한 뒤 발명을 독자적으로 창작했다”며 “다부스는 정당한 발명자”라고 말했다. 다부스가 발명한 제품은 용기 결합이 쉽고 표면적이 넓어 열전달 효율이 좋고 로봇이 잡기 좋은 형태의 식품 용기와 신경 동작 패턴을 모방해 눈에 잘 띄도록 만든 빛을 내는 램프 등이다. 하지만 유럽 특허협약 관련 규정에 따라 각하 결정을 내렸고, 모든 특허청은 일관되게 발명자는 자연인만이 가능하므로 AI는 발명자가 될 수 없음을 이유로 특허받을 수 없다고 결정하였다.

AI 발명을 둘러싼 여러 가지 쟁점이 있는데, AI를 공동 발명자나 단독 발명자로 인정할 수 있을지, AI 개발자, 소유자, 사용자 중에 누구를 권리자로 볼지, AI는 사람보다 발명을 쉽게 할 수 있으므로, AI 발명의 권리 존속기간을 사람의 발명보다 단축해야 하는지 등이 있다. 

특허청 김지수 특허심사 기획국장은 “AI가 발전하게 되면 언젠가는 AI를 발명자로 인정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에 대비해 우리 특허청은 AI 발명을 둘러싼 쟁점들에 대해 학계 및 산업계와 논의해 오고 있다”라고 하면서, “특허청은 이번 사례를 계기로 AI 발명에 대한 논의의 속도를 높여,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는 지식 재산 제도를 구현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특허출원을 계기로 주요 특허청들의 법률 검토와 판단이 이뤄지면서, 그간 학술적 논의에 머물렀던 AI의 발명자 지위 관련 법적 이슈에 대한 유럽 내 논의가 앞으로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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