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범부처협의체” 발족

의사면허를 소지하고 있지만 과학연구만을 하는 전문인력 필요

4차 산업혁명에서의 신약개발 중요성 강조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제도개선이 병행돼야

<사진 일러스트 – 두마디 정밀치료 제공>

[객원에디터2기|장석현기자] 의사면허 소지자이면서 과학연구를 수행하는 이른바 ‘의사 과학자’ 육성을 위한 정부-민간 전문가 협의체가 출범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우리나라 의사과학자 (MD-PhD) 육성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의료 관련 관계부처, 교육부, 민간 의료분야 전문가들을 포함한 10명으로 구성된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범부처협의체’ 1차 회의를 발족시켰다. 보건복지부 협의체는 5개의 주요 개선방안에 대하여 실무회의를 통해 그동안 제기되었던 정책 및 구체적인 추진전략을 마련하여 12월 말 발표할 예정이다.

<범부처 협의체의 구성 – 보건복지부 제공>

의사과학자는 의사면허를 소지하고 있지만 임상을 병행하지 않고 과학연구만을 하는 전문인력을 지칭하며,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유전체 정밀 치료 등의 현대 기술들을 의학분야로 도입하고 응용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인해 치료제 개발의 경쟁이 가속화되며 환자를 가장 잘 아는 사람임과 동시에 연구 및 개발까지 할 수 있는 의사과학자들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사과학자들이 의학과 공학을 기반으로 미래 의학바이오 분야의 산업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의료 수준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

실제로, 바이오 의약품 헬스케어 시장은 약 2조 달러로, 우리나라의 주축 산업으로 평가받는 반도체 산업보다 무려 4배 이상 크다. 미국은 일리노이 공대를 포함한 많은 공과대학들은 바이오산업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의과대학들을 설립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기초의학 분야를 통틀어 의사과학자가 되기 위해 남는 사람은 매년 졸업생 중의 1% 미만으로, 높은 의료기술에 비해 양성 프로그램을 위한 지원이 많이 부족해, 의사과학자들은 거의 배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 의사들이 의사과학자를 택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진로의 불확실성을 들었다. 많은 해외사례에도 불구하고 국내 성공사례는 많지가 않을뿐더러, 대학에 남아서 연구를 하지 않으면 제약회사로 진출해야 한다. 또한, 우리나라 전체 R&D 예산안 중, 의료분야를 위한 투자는 8%뿐으로, 현재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이 부족한 한국에서의 바이오 분야에서 의사과학자로 진출할 만한 환경이 조성되어있지 않다. 

미국은 1960년대부터 의사과학자들의 중요성을 깨닫고 미국 국립국립보건원(NIH)을 주축으로 엄청난 양의 연구비를 지원하며 많은 연구를 진행해왔으며, 그 결과, 현재까지 102개의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더불어서, 우리나라의 바이오헬스 분야 특허 출원율이 5.4% 이지만, 미국의 특허 출원율이 41.2%인 것까지 감안하면, 미국의 바이오 산업체가 얼마나 큰지를 가늠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의사과학자의 양성이 제도적으로 뒷받침 되지 못했기에, 이번 협의체는 다양한 과제에 대한 해결점을 의논하였다. 5가지 핵심 과제로는 ▲ 의학과 이·공학 융합교육을 위한 의과대학 교육과정 개편 ▲ 의사과학자 군복무제 개선 ▲ 의과대학 평가 개선 ▲ 기초의학 및 의과학 연구 활성화 ▲ 의과학자 진로 다양성 확대를 위한 연구의사 생태계 조성 등이다.

현재 협의체 발행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나라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인 한국 과학기술원(이하 KAIST)과 포항공과대학교(이하 포스텍)는 의과전문대학원의 설립을 추진하기 위해 의과학대학원 설립을 위한 투자를 시작했다. 

또한 많은 수의 의사들이 양성된다는 부분에 대한 기존 의사들의 반발이 우려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의사과학자들의 양성은 기존의 임상 영역을 침범하는 것이 아닌 우리나라의 헬스케어 및 의약계열 시장을 확장시키는 것이며, KAIST와 포스택 의과학대학원들은 의사-과학자들의 수련을 위한 병원 설립 계획 또한 없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정윤순 첨단의료 지원관은 “코로나19에서 경험했듯이,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바이오메디컬 분야를 선도할 의사과학자의 육성이 절실하다. 의사과학자의 효율적인 양성을 위해서는, 예산을 통한 지원뿐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라면서, “이번 협의체를 통해 연말까지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교육과정, 군 복무, 고용 및 진로 문제 등 제도 개선 추진 전략을 마련하여 첨단의료를 선도하는 연구의사들이 확대 배출되는 기회를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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