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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올림픽의 운명

올림픽 개최 지원 감소

개최 비용 초과율은 평균 179%

<Illustration by Haewon Choi 2005 (최혜원) >

[객원 에디터 4기 / 이태린 기자] 올림픽과 월드컵 같은 국제 스포츠 경기들은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가 참여하기 때문에 개최국은 물론 경쟁하는 선수들 모두에게 즐거움과 영광을 주는 행사들이다. 그러나 최근 이런 스포츠 경기들이 사라질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 

올림픽의 경우 해가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2004년 올림픽 때는 무려 12 개국이 올림픽 개최 후보국으로 지원했지만, 2020년에는 5개국, 2022년에는 카자흐스탄과 중국, 오직 두 나라만 지원하는 현상을 보였다. 심지어 미국 보스턴이 2024년 올림픽 개최국으로 지원했을 때, 시민들의 거센 반대로 이를 취소하게 된 사건도 있었다.

이런 세계인의 축제로 불리던 국제 스포츠 경기에 어떤 문제가 있길래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대규모 스포츠 경기를 주최하는 것은 개최국을 알리고 경제적 효과도 뛰어나 큰 영광으로 여겼다. 개최국은 스포츠 경기를 개최함으로써 다른 나라 시민들에게 자신의 나라를 각인시킴과 더불어 홍보를 통해 이목을 끌 수 있다. 그래서 국가 이미지를 증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스포츠 경기 개최는 국가를 개방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또 국가 간의 교류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한국경제원에 따르면 보통 올림픽 개최국들은 올림픽 개최 이후 총교역량이 20-30% 정도 향상되는 경제적인 효과를 보였다. 

또 다른 장점은 낙후된 지역이 발전되는 효과를 누린다. 스포츠 경기들은 베이징과 도쿄 같이 각국 주요 도시들에서 개최되는 경우도 있지만, 평창 올림픽처럼 다소 낙후된 지방 도시에서 개최되기도 한다. 낙후된 도시들이 경기 개최 도시로 선정된다면, 그 지역에 새로운 인프라가 구축되고 인구가 유입되면서 명성 있는 지역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가장 큰 효과를 본 나라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지난 2008년 하계 올림픽 개최 이후 쟁쟁한 다른 나라들 사이에서 가장 큰 성장을 보였다. 2008년 4.6조 달러 규모였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8조 달러로 4배 가까이 늘면서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며 미국 GDP의 80% 수준으로 올라섰다.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 환경도 올림픽 개최로 대규모 공사를 진행하면서 크게 달라졌다. 올림픽 당시 처음 개통했었던 고속철도 노선은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공사를 해나가 길이 1만 5500 마일(약 2만 5000킬로미터)의 세계 최장 고속철도망을 보유하게 되었다. 또 인터넷 사용자 수도 전체 인구의 22.6%에서 70%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런 올림픽을 기반으로 한 성장으로 현재 중국은 우주 산업과 첨단 기술 분야들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 스포츠 경기 개최가 긍정적 효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 재정적 부담이다. 개최국으로서 부담해야 하는 가장 큰 손실은 금적적인 손실이라 할 수 있는데, 스포츠 경기를 주관하면서 필요한 경기장과 선수촌을 건설하고 관리해야 하며 이때 시설을 유지하기 위한 인건비 또한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르틴 뮬러(Martin Muller) 교수의 논문에 따르면, 1960년 이후 치러진 올림픽은 예외 없이 예산을 크게 초과한 비용이 들어갔다. 초과율은 평균 179%였으며 월드컵 축구의 경우에도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주최도시들은 모조리 적자를 봤다. 특히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들어간 비용은 그리스 GDP의 3.4%나 됐면서 대회가 끝난 이후, 이는 그리스 경제 붕괴를 촉진하는 요인이 됐다.

또한 강제철거와 이주로 인한 국민들의 부담 증가라는 단점도 존재한다. 국가의 이미지 증진을 위해 스포츠 경기 개최 도시의 주변 도시들을 정비한다는 것은 불가피한 준비 단계 중 하나이다. 하지만 도시 정비라는 목적 아래에서 그간 그곳에서 살고 있었던 주민들을 강제 이주하고 마을들을 철거하는 것은 명백히 옳은 일이 될 수 없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에는 개최지 150m 반경에서 살고 있던 주민들이 최소한의 보상금만으로 강제로 이주당했으며, 2018 평창 올림픽 당시에는 경기장 건설을 위해 산 한쪽을 깎아내리면서 그 주변의 생태계를 파괴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단점이자 사회적으로 남을 문제는 경기 후 버려지는 시설들이다. 스포츠 경기를 위해서는 숙소, 호텔, 경기장 등 수많은 시설들과 건물들이 지어지는데 이런 건물들의 대부분은 사용되지 않고 방치된다. 이 시설들을 유지하는데도 상당한 비용이 요구되고, 대부분의 경우 스포츠 경기 이후에는 사용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로 들면 도쿄는 도쿄올림픽을 위해 1375억 엔을 들여 6개 경기장을 신설했지만, 경기장의 유지와 관리에만 각각 연간 1000만 엔에서 5억 엔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기장 운영권을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스포츠 경기 개최국에게 경제적인 손실이 오는 이유는 공사를 끝마쳐야 되는 시한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대회 준비에 차질이 빚어질 듯하면 조직위는 노동자를 더 고용하거나 야간작업이라도 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일정을 서두르게 되면 고용 비용 등 가격이 올라가게 되며 또, 작업이 늦어질수록 계약자들은 더 많은 프리미엄을 요구하면서 가격이 대폭 상승한다. 심지어 올림픽 같은 거대한 경기는 준비 기간만 무려 10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물가 상승, 테러 가능성 같은 요인들도 준비해야 하고, 이때도 비용이 든다.

두 번째로는 시설들이 방치되는 이유이다. 보통 스포츠 경기들은 조직위가 대회 기간 중 수요를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최대 수요 치를 전제로 필요 이상의 시설들을 건설하게 된다. 대표적인 예로는 2012 유럽챔피언십 대회를 주최한 우크라이나의 엘 비프(Lviv)는 유럽축구연맹의 요구에 따라 하루 2만 명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도록 공항 시설을 확충했다. 그러나 대회가 끝난 지 1년이 지난 2013년의 공항 이용자 수는 수용 능력의 10%에 불과했다. 2014년 동계올림픽을 치른 소치는 100억 달러 이상을 들여 도로와 철로를 새로 놓았지만, 대회가 끝난 현재에는 이 철로를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인 토마스 바흐(Thomas Bach)는 이 때문에 지난 2014년에 올림픽을 살리기 위한 ‘Olympic Agenda 2020 – 20+20 recommendations’를 발표했다. 지속가능성, 예산과 경비 절감, 올림픽 유산 구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선수, 코치 및 기타 지원 인력의 한계를 존중하면서 올림픽 프로그램 구성과 관련하여 더 많은 유연성도 권장되었다. 이를 통해 ‘Olympic Agenda 2020 – 20+20 recommendations’의 목표를 올림픽 가치를 보호하면서 사회에서 스포츠의 역할을 강화했다.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이러한 성과는 스포츠의 미래를 위한 견고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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