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의 유전자 약 8%는 바이러스에서 유래한다고?
바이러스와 태반의 의외 관계
[객원 에디터 6기 / 최하연 기자]
레트로바이러스이란
대부분 생물은 유전정보를 DNA로 저장하며, DNA 정보에서 단백질이 합성되는 과정은 DNA → RNA → 단백질의 순서대로 진행된다. 그러나 레트로바이러스는 유전정보를 RNA로 저장하고 있다. 이 바이러스가 살아 있는 세포로 침투하면, RNA를 방출하고 역전사 효소의 작용으로 RNA를 DNA로 복제한다. 그리고 이 DNA를 숙주 세포의 DNA에 삽입한다. 이때, 레트로바이러스는 자기 DNA를 숙주 세포의 DNA에 삽입한다. 숙주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이 삽입된 바이러스의 유전 정보가 복제되며, 숙주가 생존하는 한 레트로바이러스의 유전자가 계속 증가한다.
내재성 바이러스이란
내재성 바이러스는 진핵생물 유전자에 존재하는 바이러스 유래 유전자 배열이다. 내재성 바이러스는 위에서 언급하는 바와 같이 세포에 감염한 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가 숙주의 유전자에 편입되어 생기는 것을 나타낸다.
포유류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것은 레트로바이러스 덕분?
태반은 엄마와 아이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엄마가 아이에게 영양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받는 곳이다. 이 태반을 형성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내재성 바이러스 유래 단백질인 신사이틴 (syncytin)이다. 이 단백질은 인간의 태반 형성에도 필수적이며, 마우스 등에서도 유사한 역할을 한다. 마우스에서도 이 바이러스 유래 단백질인 신사이틴 A, 신사이틴 B가 발견되었다. 신사이틴 A와 신사이틴 B를 결손 시킨 마우스에서는 태반에 이상이 생겨, 산자수 저하와 늦은 성장이 확인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토끼, 개, 고양이, 등의 다양한 동물에서도 신사이틴 또는 신사이틴 모양의 배열이 발견되었다.
바이러스 방어에도 관여하고 있는 내재성 바이러스
야마구치 대학 공동 수의학부 니시가키 카즈오 교수 등의 연구진은 레트로바이러스가 숙주와 공진화하여, 바이러스 방어에 기여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집고양이에 존재하는 바이러스 유전자 유래 분자인 Refrex-1는 바이러스 감염에 물리적으로 방해한다. 이와 같은 바이러스 방어 시스템이 집고양이뿐만 아니라 영장류에도 존재하는 것을 발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