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사람마다 통증의 강도가 다른 이유

‘통증-뇌-유전자’의 연관성

새로운 통증 치료 기술의 가능성

<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7기 / 김려원 기자] 한국과 일본의 연구팀이 함께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개인 간 다르게 느껴지는 통증은 ‘통증-뇌-유전자’와 연관이 있다고 한다. 통증은 일반적으로 우리의 뇌가 통증 경험을 개인마다 다르게 재구성하면서 개인차가 있다. 이전까지 통증 유전자 (pain genes) 연구들에 따르면 유전자형에 따라 행동 단계에서 통증에 대한 반응이 달라진다 알려졌지만 통증의 개인차가 뇌의 활동 때문인지, 유전자형 때문인지, 혹은 뇌와 유전자의 상호작용 때문에 발생하는지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그 연관성이 밝혀진 것이다. 

지난 28일, 한국뇌연구원은 정민영 인지과학연구그룹 선임연구원과 코사카 히로타카 일본 후쿠이대 교수가 공동 연구한 결과, 뇌 영상과 타액(침)을 분석해 뇌, 유전자 그리고 아픔 강도의 연관성을 밝혔다고 전했다. 

< 지각-연관 MRI 실험모델- 한국뇌연구원 제공 >

먼저 연구팀은 개인마다 강도에 따라 뇌가 통증을 다르게 감지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지각 연관 실험 모델’을 이용했다. 19~46세 사이의 성인 남녀 105명에게 다른 강도의 통증을 준 뒤 MRI 뇌 영상과 타액을 수집해 결과들을 분석한 결과, 통증은 유전자, 감각 지각, 인지 그리고 정서를 책임지는 뇌의 활동으로 결정된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연구팀은 수집한 타액을 분석해 통증 유전자로 알려진 뮤1-오피오이드 수용체(OPRM1) 유전자와 카테콜-오-메틸트란스피라제(COMT) 유전자가 유전자형에 따라 통증에 다르게 반응한다고 밝혔다. 뮤1-오피오이드 수용체는 몸의 내인성 시스템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통증, 쾌락 그리고 중독 등을 조절한다. 또한 카테콜-오-메틸트란스피라제도 도파민 같은 다양한 신경전달물질대사에 관여하는 효소로 통증을 조절한다. 

연구에 따르면 뮤1 유전자는 감각 정보를 다루는 뇌의 후부 섬피질과 인지 정보를 담당하는 상두정엽에 있는 모이랑의 활동에 영향을 줬다. 그리고 카테콜 유전자는 인지와 정서적 기능을 담당하는 등쪽 전대상피질에 유전자형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여줬다. 등쪽전대상피질은 특히나 통증 조절에 큰 영향을 끼치는 핵심 부위로 알려져 향후 새로운 통증 치료제 개발에 매우 중요한 영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민영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통증처럼 여러 요인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결정되는 주관적인 경험을 유전자형과 뇌 활동량으로 비교적 쉽게 측정할 수 있는 연구 패러다임을 구축했다”며 “MRI 뇌 영상과 타액 수집을 이용한 새로운 통증 치료 기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앞으로 발전될 치료 기술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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