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를 것 같기만 하던 집값, 이제는 떨어질까?
지난 몇 년간 이어진 집값 상승세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의 영향으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어
[객원 에디터 3기 / 이준영 기자] 2019년 9월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집값이 최근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한국 부동산원 부동산 통계정보시스템(R-ONE)은 올해 2월을 기점으로 집값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바뀌었다고 밝혔다.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커진 주택 매수 심리는 자연스럽게 부동산 가격을 상승시켰고 매도자 우위 시장을 형성하며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가져왔다. 하지만, 코로나 극복을 위한 정부의 돈 풀기가 물가 인상을 부추기고,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과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는 우리나라의 경제에도 영향을 주었다. 특히 금리 인상은 기존 매수자는 물론이고 잠재 매수자에게도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보통 집을 살 때는 대출을 끌어들이는데 고금리는 곧 큰 이자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매수자 우위의 시장으로 바뀌는 단계를 넘어서면서 고금리로 인한 부담이 주택 매물량을 늘리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전국의 집값들은 지방을 시작으로 하향세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하향세는 언제까지 지속되고, 얼마나 빨리 집값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을까?
8일 한국 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4일 기준) 대구 아파트 값은 0.11% 하락했다. 전주(-0.19%)에 비해 낙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세종(-0.14%)에 이어 전국 둘째로 집값 하락세가 가파르다. 대전(-0.06%), 전남(-0.07%)도 집값 하락이 이어졌다. 수도권 지역들도 하향세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은 이번 주 집값이 0.03% 하향하고, 매매수급지수도 86.8로 떨어졌다. 매매수급지수는 낮을수록 매물은 많은데 이는 곧 수요가 위축되었다는 뜻이다. 2019년 이후로 최저치인 점수이다. 인천 송도에서는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 등 청약 경쟁이 치열했던 아파트의 분양권이 직전 최고가보다 1억~2억 원씩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직방은 매물은 늘고 매수는 줄어서 집값이 하향한다는 것을 뚜렷이 보여준다. 전국 아파트 매물은 11일을 기준으로 지난 1년 사이 26만 446건에서 42만 9501건으로 65%가량 늘었다. 광주(379%)·인천(114.5%)·대전(98.3%)·경기(82.7%) 순으로 매물이 많이 늘었지만,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매매수급지수는 86.8으로 떨어지며 사람들이 집을 매수하려는 동기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지금은 거의 모든 통계 지표에서 집값 하락 조짐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금리 등 거시경제 상황도 불안하기 때문에 거래 가뭄과 집값 하락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