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시위, 맞불 집회 이대로 괜찮을까
극단과 혐오의 집회 ‘맞대결’
과도한 소음, 원색적인 욕설 등 주변 주민들 스트레스와 각종 피해 유발
극단적인 시위, ‘슈퍼 챗’ 집회 생중계를 통한 돈벌이
[위즈덤 아고라 / 우연주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 평산 마을과 윤석열 대통령 사저가 있는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이 두 곳이 집회 대결의 현장이 됐다. 문제는 개인의 이념과 가치관의 표현을 넘어 시위가 ‘돈벌이’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6월, 다양한 유튜버들을 포함한 시위대가 양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향한 원색적인 욕설과 모욕적인 구호를 동반한 집회를 반복했다.
집회에서 큰 소리가 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너무 과도한 소음이 문제다. 과도한 소음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증가시켜 자율신경계인 교감신경을 항진시키며 동맥경화증, 협심증,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산 마을 주민들은 시위로 인해 불면, 스트레스, 비특이적인 신체증상을 호소하며 소음과 욕설이 견딜 수 없어 농작물도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평산마을 집회가 계속되면서, 이에 대응한다는 맞불집회도 등장했다. 서울 서초동 윤석열 대통령 집 앞에서 일어난 시위인데, 참가자들의 손팻말에 ‘패륜 집회 비호한 걸 사과하라’는 요구 사항이 적혀 있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 양산 자택 앞 시위에 대해 “대통령 집무실 주변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라며 “다 법에 따라야 되지 않겠느냐”라고 발언을 했고, 이에 맞불집회측은 평산마을 집회를 사실상 옹호했다며 항의하였다.
서울의 소리 측은 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앞에서 열리는 시위 소리를 대형 확성기로 그대로 내보내기도 했고 노래를 크게 틀거나 꽹과리를 치기도 했다. 같은 시각 아크로비스타 앞에서는 서울의 소리 집회에 반대하는 신자유연대의 집회가 열렸다. 20여 명의 집회 참여자들은 서울의 소리를 강하게 비난하며 백 대표를 향해 욕설하기도 했다.
심한 욕설과 모욕적인 표현, 과격한 언행을 통한 이런 극단적 혐오를 앞세우면서까지 시위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많은 ‘정치 유튜버’들은 유튜브를 통한 시위와 집회를 생중계하는데, 자신의 계정이 활성화되면, ‘슈퍼 챗’으로 불리는 실시간 후원, 즉 돈벌이도 탄력을 받기 때문이다. 현재 정치 채널 조회수는 전체 유튜브 채널 대비 약 10%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저작권 등의 문제가 드러나 유튜브 계정이 삭제된 뒤에도, 직접 홈페이지를 만들어 계속 수익을 내고 있는 경우도 있다. 집단 협박, 공동협박, 모욕, 명예훼손 등 혐의에 대한 고소로 벌금을 물게 되더라고 아랑곳하지 않는다.
서초동 집회를 이끄는 ‘서울의 소리’ 역시 구독자 80만 명의 유튜브 채널을 갖고 있다. 비판 대상이 된 인물들을 찾아간다는 이른바 ‘응징 취재’로 알려진 곳이다. 업계에선 ‘서울의 소리’가 유튜브 슈퍼 챗으로만 거둔 수익이 3억 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한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극단적인 정치 유튜버에 대해서 ‘유튜브 채널에 들어가서 접속을 해보니까 자신과 비슷한 사람이 전국에 한 몇 백 명은 있다’고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동질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일종의 봉사하고 있거나 서비스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극단적인 집회와 시위를 생중계하는 이들은 ‘사이버 레커’라는 표현이 마땅해 보인다. 교통사고 현장의 레커차처럼 이슈가 생기면 재빨리 영상을 만들어 조회수를 올리는 이슈 유튜버들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자극적이고 과격한 발언을 서슴없이 하면서 자신들의 조회수가 수익으로 이어진다.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이라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모든 시민들은 집단으로 의견을 표명할 자유가 있다. 의견 표명의 수단이 아니라, 그 집회가 만들어내는 호응과 불편을 통해 상대방을 협박하고 보복하려는 수단으로 보인다.
돈이 사라졌을 때, 즉 그들이 편익이 사라졌을 때, 과연 그들은 시위를 이어나갈까. 결국 조회수와 클릭을 통한 슈퍼 챗을 중요시하는 목적은 혐오를 이용해 이득은 취한다는 것이다. 헌법에 집회의 자유가 보장돼 있고, 경찰 제재에도 한계가 있어 주민 피해를 막기 위한 별도의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