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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푸틴 두 정상의 양자 화상회담

커지는 위기 속에 두 정상이 만난 이유는

지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 속 두 국가의 결속이 유지될까

< Mikhail Svetlov/Getty Images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9년 11월 13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

[객원 에디터4기/장수빈 기자]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부르며 두 나라 사이의 관계를 “모든 시험을 딛고, 역사상 최고의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세계 지정학적 지형의 지속적인 변화의 원인, 과정, 논리에 대해 같은 견해를 공유한다”라고 강조했다. 시진핑 주석도 이에 대해 “중국은 어려운 세계정세 속에서도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 두 나라는 글로벌 파트너”라고 화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이 군대 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으며 이는 전쟁이 10개월을 넘기며 러시아가 미사일과 포탄 등 무기 부족이 심화되자 이를 지원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몇 주 전에 시진핑 주석을 만나 직접 대면했고, 두 나라가 “무제한” 파트너십을 가졌다고 선언했다. 중국은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이 주도하는 대(對) 러시아 제재 동참을 거부했다. 중국은 러시아의 침략에 대한 언급 대신 나토와 미국의 분쟁에 대한 책임을 반복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나 치열한 전쟁이 시작된 지 10개월이 넘자 상황이 많이 변했으며 이에 따라 양국 간의 역학 관계도 바뀌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승리를 예상했던 푸틴의 침공은 기본 장비 부족과 같은 전장에서의 수많은 좌절로 인해 흔들렸고 많은 러시아인들이 혹독한 겨울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였기 때문이다.

워싱턴에 본부를 둔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Stimson Center)의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 윤선(Yun Sun)은 “중국은 전쟁이 끝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시진핑은 푸틴에게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의 모디 총리 역시 러시아의 침공을 노골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지만, 9월 푸틴에게 지금은 전쟁할 때가 아니라고 말하며 평화를 향해 나아갈 것을 촉구했다. 시진핑은 지난 9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지역 정상회담에서 푸틴을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이미 전쟁에 대한 다른 견해를 드러냈다. 당시 푸틴은 중국이 침략에 대해 “의문과 우려”를 갖고 있음을 인정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질서 있는 방식으로” 러시아 및 기타 국가와의 정상적인 국경 간 여행을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신화통신을 통해 보도했다. 코로나 이후 폐쇄정책으로 제로 코로나를 고집하던 중국이 규제를 완화하고 국경을 개방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자의가 아닌 제로 코비드에 반대하는 전국적인 시위의 전례 없는 물결 이후에 이루어졌다. 엄격한 제로 코비드 정책을 마침내 포기한 중국은 여행 제한이 완화되고 국경이 부분적으로 재개되면서 현재 최악의 코비드 발병과 싸우고 있다. 또한 중국 내에서 시진핑과 집권 공산당에 대한 광범위한 불만이 표출이 계속되고 있다. 결국 시진핑 주석에게는 바깥 돌보기보다 내 집 돌보기가 우선 과제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시위, 코로나19 확산, 그에 따른 경제적 피해로 인해 시진핑은 러시아에 대한 물질적인 지원이 어려워졌다. 이제 중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서방과 미국의 제재를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시진핑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정책 도구는 현재 상당히 제한적이다. 정치적으로 시진핑에 대한 국내 지지도가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두 정상의 우정이 더 견고하게 다져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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