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기간마다 찾아오는 감기, 단순한 우연일까?

[객원 에디터 11기 / 최서연 기자]
기말고사 기간이 되면 많은 학생들이 학업과 성적에 대한 압박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늦은 시간까지 공부하고 시험 결과를 걱정하다 보면 피로가 쌓이고, 평소보다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코피가 나는 등 몸의 이상을 경험하는 학생들도 많다. 그렇다면 시험 기간마다 유독 몸이 아픈 것은 단순한 우연일까? 우리가 받는 스트레스는 실제로 몸의 면역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스트레스는 단순한 심리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신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위기 상황에 대처하고 필요한 에너지를 빠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증가시킨다. 코르티솔은 대표적인 스트레스 호르몬으로, 단기간 분비될 때는 신체가 스트레스 상황에 대응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스트레스가 장기간 이어져 코르티솔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면 오히려 면역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스트레스가 지속되어 코르티솔 수치가 계속 높아지면 우리 몸의 면역세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NK세포와 림프구의 기능이 저하되면서 바이러스나 세균을 제거하는 능력이 감소하고,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기능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의학신문 이상만 기자는 코르티솔과 CDR 수치가 높을수록 NK세포의 활성도가 낮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NK세포는 선천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비정상적인 세포를 찾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혈액을 이용한 NK세포 활성도 검사를 통해 면역 기능의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면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지고 NK세포의 활성도가 낮아지면서 면역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 결과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져 감기와 같은 감염성 질환에 쉽게 걸리거나 회복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시험 기간에 학생들이 쉽게 피로해지거나 잔병치레가 잦아지는 현상 역시 이러한 스트레스의 영향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특히 학업과 시험에 대한 부담이 큰 학생들에게는 스트레스를 피하는 것보다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 중 하나로는 긍정적인 정서와 신체 기능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생성에 필요한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세로토닌은 흔히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신경전달물질이다. 하이닥 성진규 건강의학기자에 따르면 세로토닌은 필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을 재료로 합성된다. 트립토판은 치즈와 같은 유제품을 비롯해 달걀, 콩류 등 다양한 식품에 들어 있어 이러한 음식을 균형 있게 섭취하면 세로토닌 생성에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음은 엔도르핀이다. 헬스조선 김경원 기자에 따르면 엔도르핀은 스트레스나 통증에 반응해 분비되며 통증을 완화하고 기분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다. 특히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 느껴지는 통증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될 수 있다. 이 밖에도 초콜릿이나 따뜻한 차와 같이 개인에게 편안함을 주는 음식을 적절히 즐기는 것도 시험 기간의 긴장을 완화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도파민 역시 스트레스와 관련해 살펴볼 수 있다. 도파민은 뇌의 보상과 동기 부여 등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티로신이라는 아미노산을 재료로 만들어진다. 티로신은 달걀, 닭고기, 생선, 콩류, 유제품 등에 함유되어 있다. 다만 이러한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 도파민이 직접 증가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신체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옥시토신이 있다. 옥시토신은 타인과의 신뢰와 유대감, 애착 형성 등에 관여해 흔히 ‘사랑의 호르몬’ 또는 ‘포옹의 호르몬’이라고 불린다. 특정 음식을 섭취하는 것만으로 옥시토신이 직접 증가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음식보다는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등 편안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관리하기 위해 특정 음식만 섭취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휴식과 긍정적인 대인관계 역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면역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시험 기간에는 공부 시간을 늘리기 위해 수면 시간을 줄이는 학생들이 많지만, 수면 부족과 피로가 반복되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규칙적으로 잠을 자고 운동과 휴식 시간을 가지며, 친구나 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등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면 코르티솔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변화가 면역세포의 기능에 영향을 주면서 면역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즉, 스트레스는 단순히 기분을 힘들게 하는 것을 넘어 우리 몸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시험과 성적에 대한 부담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지만,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은 선택할 수 있다.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신체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고, 수면과 운동, 휴식을 함께 챙기는 생활습관이 필요하다. 시험 기간일수록 공부에만 집중하기보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보는 것이 건강하게 시험을 마치는 또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