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가 기후 변화의 주범?
[객원 에디터 6기 / 이승원 기자] 전 세계 상위 1%의 부유층이 전 세계의 탄소 배출량의 1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수치는 하위 7700만 명의 사람들이 66%에 해당하는 50억여 명과 맞먹는 양의 탄소를 배출했다는 것이다.
영국 기반 국제구호개발기구 30일부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하고 있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 맞춰 20일, ‘기후평등: 99%를 위한 지구 보고서’를 통하여 이와 같이 밝혔다.
아미타브 베하르 옥스팜 인터내셔널 임시 총재는 “전 세계의 슈퍼 리치들이 지구를 파괴하고 오염시켜 인류를 극심한 더위, 홍수, 가뭄으로 질식시키고 있다”며 “엄청난 부의 시대가 끝나기 전까지 화석 연료 시대 종식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범위를 늘려 상위 10%의 사람들에게서 배출된 탄소량을 보면 전체 배출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자산이 높을수록 더 많이 탄소를 배출한다는 것이었는데, 가장 부유한 억만장자가 1년에 배출하는 탄소량은 하위 99%의 사람들에 속한 개인이 1500년을 써야 하는 양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옥스팜은 상위 1%가 2030년까지 배출하는 탄소량이 2015년 파리기후협정에서 제시한 배출량 목표치의 22배가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 피해는 저소득층에 집중된다. 옥스팜은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2020년과 2030년 사이에 기후 변화 등의 문제로 사망하는 이들이 13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즉, 불평등이 심한 국가에서 홍수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이 7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여성, 유색인종, 선주민, 소외계층 등이 기후 변화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고 설명했다.
옥스팜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서 슈퍼리치의 소득에 60% 세율을 적용하면 영국 내 총 탄소 배출량보다 더 많은 탄소양을 절감할 수 있고,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데에 필요한 연간 6조 4000억 달러를 모을 수 있다며 ‘슈퍼리치 부유세’를 도입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부유한 국가들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석유 및 가스 생산을 더 빨리 중단해야 한다”며 “끝없는 이윤 추구와 채굴, 소비보다 인간의 복지를 우선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