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 쥐 세포에서 난자 만들어 새끼 출산, 어떻게 가능한 걸까?
[객원 에디터 5기 / 이채은 기자] 일본 연구진이 수컷 쥐의 피부 세포로 난자를 생성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카츠히코 일본 규슈대 연구팀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영국 런던 프랜시스크릭연구소에서 진행된 ‘제3차 유전자 편집 국제회의’에서 이 사실을 공개했다.
연구팀은 수컷 쥐의 피부 세포를 줄기세포와 유사한 상태로 만들어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만들었다. 그다음 Y염색체를 삭제하고 X염색체를 대체해 XX 염색체를 가진 세포를 만들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역분화 줄기세포라고도 불리며 분화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은 세포들을 인위적인 역분화 과정을 통해 분화 능력을 갖추도록 유도된 세포이다. 역분화는 체세포를 사용하여 생체 시간을 거꾸로 돌려 유전자를 편집하는 기술이다. 그래서 유도만능줄기세포는 배아 줄기세포와 달리 수정란이나 난자를 사용하지 않아 윤리적인 문제에서 자유롭고, 분화 능력은 배아 줄기세포와 비슷한 수준의 인위적인 줄기세포다.
수컷의 세포로 만들어진 난자는 생쥐의 난소 환경과 비슷하게 제작된 인공 장기에서 배양되었다. 연구팀은 난자와 정자를 수정시켜 630여 개의 태아를 배양했으며 총 7마리의 새끼 쥐가 탄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식된 배아의 생존율은 1%로 낮았다. 이는 정상적인 여성 난자의 효율이 5%인 것을 고려하면 비교적 낮은 확률이다. 그렇지만 새끼들은 정상적으로 자랐으며 생식 능력에 어떠한 문제없이 성장해 번식에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10년 이내에 인간에게도 적용하기 위해 시도 중이다. 이 사례를 인간에게 적용하게 된다면 동성 커플의 출산과 불임 치료에 이용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 기술이 인간에게 적용되기에는 쥐와 인간의 유전자 차이가 있고, 실험실에서 배양할 경우 유전적 오염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인간의 난모세포에 독특한 생물학적 특징이 있기 때문에 적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카츠히코 하야시의 연구팀도 줄기세포로 인간의 난모세포를 유사하게 만드는 데에 성공했지만 난모세포의 발달을 조율하는 유전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완벽한 난모세포를 만들어내진 못했다. 세포 분열의 단계 중 하나인 감수 분열 이전에 세포의 성장이 멈추어서 완전한 난자를 만드는 데에 실패한 것이다. 감수 분열은 생식 세포를 형성하는 분열이다. 따라서 이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번식이 불가능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도와 노력이 필요하며 인간의 난모세포에 대한 지식 확장이 필수적이다. 또한 인간에게 이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선 난모세포의 복제를 중심적으로 다루어야 하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도 필요한 사항이다.
아직 인간에게 적용되기 힘들지만 이 실험 결과로 인간의 체외 난소 배양에 대한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인간에게 적용하기는 아직 안정성과 윤리성의 문제가 남아 있지만 미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주립대의 교수 아만다 클라크는 “이 실험이 인간 세포에 적용된다면 ‘엄청난 도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