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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령” 프랑스 앙드레 수녀 118세로 영면

세계 1,2 차전 모두 경험했던 앙드레 수녀의 사망

<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4기 / 이석현 기자] 현존 세계 최고령자인 프랑스의 앙드레 수녀(본명 루실 랑동·사진)가 17일 118세를 일기로 프랑스 남부 툴롱의 상트 카트린 라부레 요양원에서 선종했다. 앙드레 수녀는 1904년 2월 11일생으로, 119번째 생일을 불과 25일 앞두고 있었다. 지난해 4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119세까지 생존한 다나카 가네 할머니의 뒤를 이은 기록이다. 양로원 관계자는 앙드레 수녀가 잠을 자다가 세상을 떠났다면서 “매우 슬프지만, 먼저 세상을 뜬 아끼던 남자 형제를 그리워한 수녀님에게 해방일 것”이라고 말했다.

1904년 2월 11일 알프스 산맥 인근의 남프랑스에서 3남 1녀 중 고명딸로 출생한 앙드레 수녀는 41세이던 1944년 가톨릭 자선단체에 입회하며 수녀가 됐다. 그가 태어난 해는 미국 뉴욕에서 지하철이 처음 운행되고, 세계 최대 도로 사이클대회인 투르드프랑스가 막 시작된 시점이다. 그녀는 1차 대전 중 어린 나이에 직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1916년 열두 살 나이에 고향을 떠나 마르세유의 의사 가정에서 보모로 더부살이를 시작했다. 16세엔 파리 근처 베르사유로 올라와 자동차 재벌 푸조 집안 등 여러 곳을 전전하며 가정교사와 간병인 등으로 20여 년을 살았다. 수녀의 삶을 선택한 것은 40세 되던 해다. 이후 프랑스 중부의 휴양 도시 비시의 가톨릭 병원에서 28년간 노인과 고아를 돌봤다. 69세가 되던 1973년 남동부 라봉도스탕의 병원으로 옮겨 6년을 더 일하다 75세에 은퇴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1918년 ‘스페인 독감’ 대유행에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까지 겪은 그녀는 2021년 1월 코로나에 감염됐으나 별다른 증상 없이 완치 판정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그가 거주하던 양로원 입주자 88명 중 81명이 확진돼 10명이 사망했으나, 앙드레 수녀는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죽음이 두렵지 않기 때문에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도 담담했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녀는 평소 자신의 장수 비결로 “평생 일을 손에서 놓지 않고, 봉사의 삶을 살아온 것”을 꼽았다고 프랑스 언론은 전했다. 앙드레 수녀는 또 “서로 미워하지 않고 돕고 사랑해야 평온해질 수 있다”는 말도 남겼다. 요양원 측은 “앙드레 수녀는 항상 규칙적인 생활을 했다”며 “하루 한 잔씩 와인을 마시고 초콜릿과 과자도 조금씩 즐겼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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