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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만 5세 입학 정책, 과연 괜찮을까

충분한 협의 없이 나온 만 5세 입학 정책

큰 반발과 함께 교육부도 입장 후퇴해

<PIXABAY 제공>

[객원 에디터 3기 / 윤정원 기자 ] 최근 초등학교 입학 나이가 사람들 사이에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7월 29일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6세에서 만 5세로 낮추는 학제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와 같은 문제로 특히 학부모 사이에서 많은 논란이 일었고 결국 사퇴했다.

교육부는 취학연령 하향을 통해 사교육 격차를 줄이고 사회적 약자도 공교육을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하고자 1년 일찍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모두 교육부에서 관여하여 어린 나이부터 교육기능을 강화하고, 초등학교를 1년 일찍 입학시켜 조기 교육을 지원해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학제개편을 계획하는 것이다. 다만 입학 연령을 한 번에 앞당기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앞당겨서 2025년부터 만 5세 입학을 시행하게 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입학 연령은 4년 동안 25% 씩 25년부터 만 5세 중 1~3월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26년은 1~6월생, 27년은 1~9월생 그러다가 최종 29년에는 만 5세 입학을 본격화하겠다는 게 교육부의 계획이다.

이러한 학기 개편에 대해서 찬성과 반대 두 가지 의견으로 갈린다. 우선 학제개편을 찬성하는 측의 의견은 조기교육을 통한 질 높은 교육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과거와 달리 유치원생의 학업 수준의 향상으로 충분히 만 5세도 초등학교 교육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학제개편을 하더라도 교육 과정을 잘 따라갈 수 있다는 것이 찬성의 이유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학제개편을 반대하는 측이 찬성에 비해서 월등히 많다. 학생·학부모·교직원 등 총 13만 1070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1일부터 3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초등학교 입학 연령 만 5세 하향 정책의 동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97.9%가 ‘동의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만 5세 어린이가 교실 생활을 적응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거 같다는 의견이 대다수이다. 유아 전문가에 따르면 만 5세는 15분만 활동을 해도 집중력을 잃는 발달 시기로 초등학교 시간표에 맞추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OECD 주요 국가 중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만 6세 입학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만 5세 입학은 호주, 아일랜드, 영국, 뉴질랜드 4개 국가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교육부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당기려고 하는 이유는 “저출산 대책”이다. 입학 시기를 1년 앞당길 경우 많은 인원이 대학교 & 사회로 몰려나오는데, 이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효과 및 출산 증가가 목적이다. 또한 청년층의 비중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입학 연령을 만 5세 입학 경우 조금 더 빠른 시기에 산업전선에 뛰어들 수 있다.

현재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학제개편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그 대상인 교육 업계와 학부모 사이에서는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학제개편이 좋은 선택으로 보이지 않는다. 빠른 취학과 빠른 출산을 목적으로 학제를 개편하는 것이지만 국민들의 반대 의견을 보면 정책에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기에 정부는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 만 5세 입학이 아닌 다른 해결책으로 대응해야 한다. 더군다나 반대 여론이 커짐에 따라 대통령실의 부담이 커지고 교육부 장관도 사퇴했기에 만 5세 입학 정책은 사실상 동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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