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리뷰, 과연 효과적일까?
[객원 에디터 5기 / 이태린 기자]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서 개인의 일상을 손쉽게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이는 개인의 주관적인 의견이 쉽게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배달 플랫폼도 식사 배달의 편리성과 다양한 음식 옵션을 제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배달 플랫폼에 게재되는 수많은 글들 중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코 평점과 리뷰다. 하지만 평점·리뷰가 호평인지 혹평인지에 따라 대중의 선택은 쉽게 뒤바뀐다.
요즘 이러한 배달 플랫폼들은 사용자들이 주문한 음식과 배달 서비스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별점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배달 플랫폼 별점 시스템은 몇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한국소비자연맹 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들은 배달음식점을 선택할 때 이용 후기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식점 정렬 순서를 후기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한다는 응답도 58%나 됐는데, 소비자의 3명 중 1 명은 후기를 보고 선택한 음식점에 만족하지 못했다.
한국의 배달 플랫폼에서는 가게나 라이더들이 자신들의 평점을 높이기 위해 조작과 왜곡을 시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게들은 주문자들에게 리뷰 작성을 유도하거나, 리뷰 내용에 대한 보상을 제시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평점을 높이려고 한다. 대다수의 매장들이 리뷰 이벤트 신청 고객에게 리뷰 작성을 대가로 탄산음료나 사이드메뉴 등 한 개의 품목을 서비스로 주고 있다. 심지어는 이렇게 돈을 주면 후기를 조작해 준다는 홍보 업체도 등장했다. 이로 인해 실제 서비스 품질과는 다른 왜곡된 별점이 형성되고 있다.
또한 한국의 배달 플랫폼에서는 별점을 부여하는 사용자의 익명성으로 인해 신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익명으로 리뷰를 작성할 수 있는 환경은 악성 사용자들이 허위 리뷰를 작성하거나 경쟁 업체의 평판을 손상시키는 등의 악용을 할 수 있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깃밥에 공기가 없다며 별점 1점, 배달앱 알림 때문에 게임에서 죽었다고 1점, 사장님이 자전거 타고 배달 와서 밥맛 떨어졌다고 1점을 부여하는 등 소비자들이 황당한 이유로 남기는 악성 후기도 많다. 이 때문에 자영업자들은 의도적으로 혹평을 남겨 평점을 테러하는 이들이 많다며 고충을 토로한다. 실제로 ‘평점 테러범’, ‘마음에 들면 1점 남기는 사람’, ‘원스타’ 등 어처구니없는 닉네임으로 모든 곳에 별점을 1개씩만 남기는 ‘갑질’ 손님이 종종 등장하기도 한다.
자영업자들은 “4~5점을 주는 손님이 많아도 1점을 남긴 손님이 1명이라도 있으면 가게 평점이 2~3점대로 확 떨어진다”며 “10개의 호평이 있어도 1개의 혹평이 있으면 손님이 그 혹평 하나 때문에 주문을 포기한다”라고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평점·리뷰는 개인의 의견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타인에게 도움을 준다. 하지만 닉네임이라는 익명 뒤에 숨어서 이유 없이 ‘리뷰 갑질 테러’를 하는 사례는 자영업자에게 해악으로 다가온다. 이뿐만 아니라 이로 인해 사용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별점을 확인하기 어려워졌다.
별점 테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별점 테러 금지법’이 발의되는 등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분위기도 조성됐다. 현재 국회에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 개정안 15건이 발의되어 있다. 특히 최근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①플랫폼 사업자는 허위 리뷰 작성 시 처벌된다는 경고 문구 표기 ②허위 리뷰 작성, 리뷰 중개·알선 행위에 대한 예방조치 마련 ③소비자 리뷰 수집 방법과 정렬 기준 공개 등을 골자로 한다.
제도를 도입하면서 조작과 악성 리뷰로 피해를 입는 자영업자들과 정직한 정보를 얻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포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으며 리뷰를 없애는 시도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리뷰 문화 개선을 위해서는 어떻게 ‘소통’과 ‘정보 공유’에 초점을 둘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에는 오히려 갑질고객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면서 악의적인 의도 없이 좋지 않은 리뷰를 작성한 고객들이 갑질 고객으로 질타받는 상황들도 생겼다. 좋은 리뷰만 보여주도록 하는 제도는 결과적으로 소비자, 자영업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며 리뷰창이 유익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활약하려면 앞서 언급한 플랫폼의 제도 개편과 더불어 소비자와 자영업자 간에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한국의 배달 플랫폼 별점 시스템은 조작과 왜곡, 익명성과 신뢰성 문제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신뢰성 강화를 위한 인증 시스템 도입, 다양한 평가 요소의 추가, 알고리즘 개선 등의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개선을 통해 사용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평가를 확인하고, 플랫폼이 공정하고 투명한 서비스 제공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