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버려지는 담배꽁초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객원 에디터 4기 / 김현정 기자]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에 따르면 한 해 버려지는 담배꽁초는 4조 5000억 개이다. 이 담배꽁초는 다 어디로 갈까? 흡연구역이 지정되어 있긴 하지만 모든 담배꽁초가 올바르게 버려지지 않는다. 하수구로 버려진 담배꽁초는 강, 호수, 바다로 흘러들어가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미국 해양보호 단체인 오션 컨저번시(Ocean Conservancy)에 따르면, 전체 해양 쓰레기 중 담배꽁초가 차지하는 비율은 21%나 된다. 이는 비닐봉지보다 10%나 높은 수치이다.
타다 남은 담뱃잎, 담배 섬유, 필터 등으로 구성된 담배꽁초는 다양한 화학 물질로 바다를 오염시킨다. 특히 필터의 ‘셀룰로스 아세테이트’라는 소재의 식물에 유해한 미세 플라스틱은 분해에 걸리는 시간이 굉장히 길다.
분해되는 14년 동안 미세 플라스틱은 바다로 흘러 가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해양 속 미세 플라스틱을 섭취한 해양생물은 결국 인간의 식탁으로 올라 결국 우리에게 돌아오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담배 내의 비소, 납, 니코틴 등을 포함한 다양한 화학물질이 유출되는데, 이 중 50가지의 발암물질은 수생 생물에 치명적인 결과를 야기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의하면 담배꽁초가 물에 닿았을 때 생성되는 침출수에 포함된 화학물질 중 1/3은 매우 유독하고 약 10%는 습성 및 만성 독성을 가지고 있다.
또 이 담배꽁초 침출수가 실질적으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많이 연구되었다. 48시간 기준 리터당 담배꽁초 4개 이상에서 나온 침출수가 단세포 생물인 유공충의 껍질 생성을 방해하거나 사망하게 하였다.
이는 척추동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미국 세인드사비에 대학교에서 아프리카 발톱 개구리 올챙이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5개 분량의 담배꽁초 침출수가 담긴 물에서 올챙이 480마리 중 56마리가 죽었다. 또한 생존한 올챙이 중 4%는 기형을 얻었다.
담배꽁초는 해양뿐만이 아닌 토양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식물생물학연구소에서 이루어진 실험 결과, 담배꽁초가 들어있는 10㎡ 면적에 고수와 파슬리를 재배했을 때 니코틴 섭취 기준 함량인 0.05mg/g을 한참 넘은 17mg, 4mg이 검출되었다. 이는 단순히 식물의 문제가 아니라 얽히고설킨 먹이사슬에 의해 전 생태계 영향을 주기에 심각한 문제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는 어떻게 해결될 수 있을까?
첫 번째는 정부의 노력이다. 흡연 구역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 감시하여 토양이나 하수구로 유출되는 양을 최대한 막으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특히 번화가의 경우 곳곳에 담배꽁초 처리 시설을 설치하여 적극적으로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는 단체의 노력이다. 국내에서는 담배꽁초를 주우며 조깅을 하는 <담배꽁초 어택 플로킹>등 기관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활동이 존재한다. 특히 ‘담배꽁초 어택 시민모임’의 경우, 담배 제조사인 KT&G의 담배꽁초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는 시민 개개인의 노력이다. 흡연자들은 정해진 구역에 담배꽁초를 버려 추가적인 오염을 막아야 한다. 또한 흡연한 후 담배꽁초를 시가 랩으로 싼 후 담뱃갑에 넣는 등의 방법도 사용할 수 있다. 시가 랩은 수용성 종이로 향후 수월한 분해가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종이이다.
생태계를 위협하는 담배꽁초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욱 심각한 영향을 가져온다. 이를 막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