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월드컵 결승 진출 좌절, 계속되는 폭동
[객원 에디터 4기 / 김현정 기자]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전에서 모로코가 프랑스에 패배하며 모로코의 결승 진출은 좌절됐다. 이에 흥분한 모로코 축구팬들은 각종 도시에서 폭동을 일으켰다.
충돌은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 니스 그리고 파리 등에서 일어났다. 몇몇 모로코 팬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프랑스인들에게 폭죽과 조명탄을 던졌다. 또한 프랑스 파리 주택가에서 창문 밖에 프랑스 국기를 걸고 응원하던 주민에게 몰려가 모로코 축구팬들이 위협을 가하는 일도 있었다.
이와 관련된 영상은 속속들이 SNS로 퍼져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영상 속 사람들은 차량에 벽돌을 던지거나 쓰레기통, 전동 스쿠터 등과 같은 기물에 방화를 저지르기도 했다. 또한 시민들을 향해 폭죽을 쏘는 위험천만한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 당일 충돌을 예상한 프랑스 경찰당국의 사전대비로 인해 큰 인명피해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날 경기 시작 전 배치된 다수의 경찰 인력들은 모로코인들이 난동을 시작하자 최루탄 등을 발사하며 모로코 축구팬들을 연행했다. 이날 연행된 모로코인은 약 100여 명가량이었다.
그렇다면 모로코는 결승전 진출 좌절에 왜 이렇게까지 심각한 반응을 보이는 걸까? 그 이유는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본선 진출 이후 무려 52년 만에 첫 월드컵 정상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모로코는 조별예선에서 FIFA 랭킹 2위 벨기에를 꺾었고 크로아티아와는 무승부를 기록했다. 또 캐나다에도 승리하며 16강에 진출했고, 16강에서는 스페인을, 8강에서는 포르투갈에 승리하며 아프리카 국가 중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 그렇기에 이번 결승전 진출 좌절은 더욱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또한 모로코는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프랑스와 모로코는 역사적으로 크고 작은 충돌을 겪어왔다. 우리나라가 한일전에서 패배한 것과 비슷하게 볼 수 있다. 어떤 상황이 있더라도 프랑스만은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모로코인들에게 이번 패배는 큰 분노를 가져왔다.
하지만 국민들은 4강에 진출한 모로코 축구 대표팀을 뜨겁게 맞았다. 외신들도 이번 월드컵에서 모로코의 활약을 극찬했다. 영국 매체인 아이뉴스는 “모로코가 프랑스에 패했지만 우리는 그들을 절대로 잊을 수 없다”는 제목의 기사를 전하며 모로코를 극찬했다. 아랍권 매체인 알자지라도 “모로코는 프랑스보다 높은 점유율로 선전했지만, 득점에 실패했다”면서 “최강팀 프랑스도 쉬운 승리는 아니었다”라고 모로코의 활약을 조명했다.
새로운 축구 강자로 인정받기 시작한 모로코인만큼 그에 맞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