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그로브숲이 환경오염 해결사?
바닷속 미세플라스틱을 걸러내는 숲?
탄소 배출량까지?
[객원 에디터 4기 / 김지연 기자] 아프리카와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카리브해 해안에서 흔히 보이는 맹그로브숲이 바다의 미세플라스틱을 흡수해 저장하는 천연 필터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맹그로브 숲이 해양 환경을 보호하는 완충 작용을 하는 역할이라는 사실이 한번 더 증명된 것이다.
중국열대농업과학원과 광시대 연구팀은 맹그로브 나무가 해수 속 미세플라스틱을 거르는 필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지난 20일 소개했다. 홍수림이나 해표림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맹그로브 숲은 육지의 산림과 같이 다양한 동물들에게 살 공간을 제공해 주고 있다. 빽빽한 받침뿌리로 된 숲이 태풍, 쓰나미, 폭풍과 해일로부터 육지와 각종 생물들을 보호해주며 전 세계 논문 72건과 보고서 57건을 분석한 결과, 맹그로브 숲이 바다로 흘러든 미세플라스틱을 걸러주고 이를 저장하는 기능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미세플라스틱의 유입 경로와 분포 차이를 조사해 본 결과, 브라질, 중국, 콜롬비아 해안선에 형성된 맹그로브 숲에서 맹그로브 나무가 없는 지역보다 훨씬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맹그로브 나무의 복잡한 구조와 높은 밀집도 덕분에 바닷물을 떠다니던 다향의 미세플라스틱이 달라붙어 가라앉은 것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맹그로브 숲이 직접 미세플라스틱을 분해하는 기능은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미세플라스틱이 바다로 유입되는 양을 획기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만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맹그로브 숲은 숲을 보호하고 이산화탄소의 흡수를 늘리고 배출을 막는다는 연구에 당장 사용 가능한 자연기반해법 중 하나로 뽑히고 있다. 자연을 보호하고 손상된 자연을 복원한다는 자연기반해법은 지구 전체 표면의 31%를 차지하고 있는 전 세계 산림을 이용해 탄소 배출량 위기 대응을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고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 (NDC)의 168개국 중 131개 나라가 발표했다.
육상과 달리 물속에서 유기물을 분해하여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미생물은 육지보다 물속에서 강력한 탄소 흡수원이다. 해안 생태계의 탄소 저장 능력은 양날의 검이다. 해안이 파괴되면 저장된 탄소가 대기 중으로 다시 배출되기 때문이다. 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에 따르면 지난 1990년부터 2020년까지 맹그로브 숲 100만 ha가 손실되었다고 한다. 전체 숲에서 맹그로브 숲이 차지하는 비율은 0.7%에 불과하지만, 숲 파괴로 인한 탄소배출량의 10%를 차지한다.
이뿐만 아니라 맹그로브는 파도를 맞아도 쓰러지지 않도록 여러 개로 갈라진 줄기가 지지대 역할을 한다. 맹그로브 숲은 매년 약 1800만 명을 폭풍해일로부터 보호하고 수백억 달러 가치의 시설물 피해를 막는다. 미국 이스트캐롤라니아대학의 싯다르트 나라얀 교수 등이 전 세계 52개 자연기반해법을 이용한 해안 재난을 막는 사업을 분석한 결과, 산호초, 염습지, 해초와 맹그로브가 방파제 비용의 20~50% 정도의 피해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