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취하는 대한민국
[객원 에디터 4기/김여진 기자] 이른바 ‘클럽 마약’으로 알려진 케타민을 대량으로 국내에 밀수한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총책 겸 자금책을 비롯한 밀수 조직 7명을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1월∼올해 1월 총 6회에 걸쳐 케타민 10㎏가량을 국내에 밀수한 혐의를 받았는데, 그들이 유출한 마약은 1회 투약분 0.05g을 기준으로 약 20만 명이 투약 가능한 양으로, 소매가 25억 원어치다.
케타민은 의료용 혹은 동물용 마취제로 사용되며 필로폰이나 코카인보다 저렴하고 투약이 빠르고 편리하여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는 합성마약인 ‘야바’를 여행용 캐리어에 은닉해 밀반입한 혐의로 태국인 A 씨를 포함한 3명을 구속 기소했음을 밝혔다.
A씨는 작년 11월 29일 태국으로 출국하여 야바를 구매하고, 12월 3일 여행용 캐리어에 야바 1만9천369정(시가 19억3천690만원 상당)을 김해공항으로 밀반입하다 세관에서 적발됐다.
야바는 필로폰과 카페인 등을 혼합한 합성마약으로, 이번에 적발된 반입량은 김해공항에서 적발된 것들 중 최대량이다. 검찰은 세관과 공조, 운반책 A씨와 이날 접촉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국내 유통책 B(37, 불법체류)씨를 전남 장흥, 그리고 이어 국내 총책 C(47, 불법체류)씨도 긴급체포하였다. B, C 검거 과정에서 검찰은 이들이 소지하고 있던 야바 110정을 포함한 거래금 900만원도 함께 압수했다.
한국은 더 이상 마약 청정 국가가 아님을 수많은 뉴스 보도에서 암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곧 사실이 되었다. ‘마약 청정국’은 통상 인구 10만명당 마약 사범이 20명 이하일 경우를 부르는 말이다. 2021년 마약 압수량은 1295㎏으로 역대 최대치를 도달한 만큼, 현재 한국은 10만명당 31.2명으로 기준치를 훨씬 넘어섰다. SNS를 포함한 많은 인터넷 매체를 통한 비대면 거래로 마약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면서 마약 접근 연령대는 급격히 낮아지고 있으며 이 현상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텔레그램’과 같은 앱을 이용하여 마약류 판매 광고에 쉽게 노출되는 10~ 30대는 전체 마약 사범 중 56.9%를 차지하고 있다. 마약범죄의 특성상 암수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검거된 마약 사범의 비율은 ‘빙산의 일각’ 일 가능성이 높다.
마약 주요 투약 연령이 20대이고, 마약 투약 연령이 낮아지며 청소년 마약 사범의 증가도 급증하고 있는 게 현 대한민국의 상황이다.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석 달만에 전국에서 약 2000명의 마약사범을 검거하고, 이어 348명을 구속했다.
마약 시장이 호황 하는 지금, 마약 문제와 사법 행정의 모순이 한국 사회에서 발견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마약 사범 처벌을 위한 법률을 교묘하게 빠져나오는 일명 ‘법꾸라지’를 돕는 법률 서비스가 성행하고 있는 상황이 그 증거이기도 하다.
인터넷에서는 마약류 관련 승소 사례를 홍보하는 로펌들의 홍보를 볼 수 있다. 한 로펌의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대마초 투약 후 중독되어 강도가 센 마약을 투약하고, 판매까지 한 마약 사범이 집행유예를 받았다고 언급하며 홍보를 하고 있다. 또, 일부 로펌은 판사 출신의 전관 변호사를 내세워 경찰 수사 과정의 허점을 노린 감형을 전략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홍보에 사용된 사례가 사실이라면 마약 투약과 더불어 판매까지 한 마약 사범도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소지만 해도 처벌의 대상이 되는 법률과 대한민국 현실의 괴리감을 보여준다.
이렇듯 법의 처벌을 피할 수 있도록 해주는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마약 사범들의 수가 많아진다면, 한국사회는 마약에 대한 경각심이 약화되고, 더욱 쉽게 마약에 노출될 것임이 확실하다. 또한, 마약 범죄는 2차 범죄 발생률과 재범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로펌의 도움을 받아 법률적 처벌을 피하는 ‘법꾸라지’들이 적절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마약 사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여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더욱 조명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