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또 하나의 목표, 뇌 임플란트

< Illustration by Yeony Jung 2006 (정연이) >

[객원 에디터 5기 / 구아윤 기자] 뇌 임플란트라니, 듣기에도 아주 생소한 용어이다. 이런 뇌 임플란트란 무엇이고 어디에 사용되고 있을까? 

뇌 임플란트란?

뇌 임플란트가 아주 생소하지만, 이 기술은 이미 10년 전부터 꾸준한 발전을 보이는 기술이다. 뇌 임플란트는 치아 임플란트와 같은 개념은 아니다. 뇌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닌 뇌에 미세 전극을 이식하여 뇌 속에서 발생하는 생체 전기 신호를 컴퓨터로 해석하고 조종하는 기술이다. 즉,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의 한 종류로, 현재는 주로 루게릭병 등 신체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주로 이들의 의사소통을 좀 더 자유롭게 해주는 역할을 시도하고 있다.

뇌 임플란트의 사례가 있을까?

양뇌 기능은 살아 있지만, 신경이 마비되어 말을 할 수 없는 상태에 놓은 환자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UCSF) 연구팀이 컴퓨터를 통해 뇌에서 바로 단어를 읽어내는 ‘뇌 임플란트’ 시술에 성공했다. 신체가 마비되어 말을 할 수 없는 사람의 뇌 활동으로부터 직접 단어를 해독해 내는 데 성공한 첫 사례다. 

연구팀은 뇌졸중으로 신체가 마비돼 말을 할 수 없게 된 30대 후반의 남성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이 익명의 환자는 부상 이후 머리와 목, 팔다리를 거의 움직일 수 없게 됐지만, 인지 기능은 온전한 상태였다. 환자는 병상에 누워 야구모자에 부착된 포인터를 이용해 스크린에 글자를 찌르는 방식으로 소통해 왔다. 

뇌 임플란트는 환자의 말을 조절하는 일련의 전극을 뇌 부위에 이식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단어를 해독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컴퓨터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환자 뇌의 전기 활동을 변환하는 동안 제한된 어휘를 사용하도록 유도했다. 환자의 뇌가 떠올린 단어들은 컴퓨터 화면에 투사됐다. ‘안녕하세요’라고 입력한 화면을 환자에게 보여주면 몇 초 후 “안녕하세요”라는 문장이 화면에 텍스트로 입력돼 나오는 식이다. 

연구팀은 참가자의 피질 활동에서 나온 문장을 분당 15.2단어, 중간 단어 오류율 25.6%로 실시간으로 해독했다고 밝혔다. 또 81주간의 연구 기간 동안 피질 신호를 이용해 47.1% 정확도로 단어를 분류했다. 이번 실험에 참여한 이 환자는 ‘네’‘아니요’‘가족’‘간호사’ 등의 단어를 포함하는 50단어 어휘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줬다. 이 짧은 단어들을 조합해 “아니, 나는 목마르지 않아”와 같은 완전한 문장으로 확장했다.

뇌 임플란트, 기억력 살려낸다?

 뇌는 모든 신경계의 중심으로 운동 기능, 감각 정보 처리 기능, 언어 기능, 학습과 기억 기능 등을 관장한다. 뇌가 명령을 내리면 나머지 신체 조직들이 실행하게 되는데 신체의 손상이 발생했을 경우 이들 기술을 이용해 의사소통, 움직임 제어는 물론 감각 회복, 기억력 복원 등을 꾀할 수 있다.

뇌파를 이용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BCI는 신체 기능이 마비된 환자가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의사 전달의 도구나 동작 제어 수단으로 쓰는 것이다. 두피에서 나오는 뇌파를 읽는 EEG 방식과 대뇌에 전극을 직접 붙이는 뇌 임플란트 방식이 있다.

BCI의 한 분야이긴 하지만 뇌 임플란트 기술은 최근 난치병인 알츠하이머, 간질 등에서 기억력 회복을 도와주는 역할까지 거론되고 있어 잠재성이 큰 분야로 받아들여진다. 1988년 에머리대학 연구팀이 전신마비 환자의 뇌에 전극을 심어 단순한 단어를 입력하는 실험에 성공한 것이 최초의 임상 시도다. 2012년에는 100여 개의 미세 전극을 이식해 로봇 팔을 움직이는 데 성공한 미국 브라운대학의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시도에 대해서는 일부에서 뇌과학 버블이 만든 허상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더더욱 발전하고 대중화되어 많은 사람이 더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뇌 임플란트의 미래?

아직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뇌의 어느 곳에 저장되는지, 어떤 상호작용을 거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더 빠르고 정교한 뇌 임플란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뇌 연구가 필요하다. 현재까지는 대부분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들을 사용하거나 동물에게만 실험이 되었다. 이미 2022년 뉴럴링크의 임상 실험 승인이 안전 문제로 거부당한 바 있으며 기술이 적용되더라도 뇌의 감염이나 면역 거부 반응 등 여러 부작용에 대한 대비도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관련 규정과 사회적인 약속 등 다양한 과학 기술이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장치도 함께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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