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출 효자, 전차와 자주포

세계적인 우수성과 경쟁력을 입증한 K-2전차와 K-9 자주포
폴란드 군비청과 57.6억불 상당의 1차 이행계약

[위즈덤 아고라 / 장석현 기자] 국방부, 외교부, 방위사업청 등의 정부부처들과 민간 방위 기업들이 폴란드 군비청과 약 20조 원 상당의 방산수출 1차 이행계약을 체결했다고 방위사업청이 27일 밝혔다. 이번 1차 수출 물량은 K2 전차 180대, K-9 자주포 212문이며 나머지 잔여 수량은 향후 단계적으로 체결해 나갈 예정이다. 

K-2 전차는 우리나라 최신예 3.5세대 전차로, 2014년 개발이 완료되어 현재는 실전배치 중이다. 화력과 기동성은 물론, 전자장비를 이용한 자동화가 특히 많은 수입국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K-2 전차는 세계 최초로 동적 궤도 장력조절기 (Dynamic Track Tensioning System, DTTS)라는 장치를 처음으로 적용해 노면이 고르지 못한 곳에 강점을 보여준다. 한반도 지리적 특성상 시시각각 바뀌는 궤도의 장력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에는 전차병들이 직접 확인해야 했던 것을 DTTS의 도입으로 컴퓨터와 유기압 장비로 최적의 상태를 항시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전차의 측면에는 폭발 반응 장갑인 ERA (Explosive Reactive Armour)를 장착하여 상부와 측면 위협에도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K-9 자주포의 경우, 육군의 제식 155mm 자주포로 우리나라 포병의 주력 장비이며 이전 세대 자주포 K55를 대체했다. 기존 K55의 최대 사거리는 24km의 불과했으나, K-9 자주포의 신형 155mm 52 구경장 화포를 장착하여 최대 사거리를 40km로 대폭 늘려, 더욱 효과적으로 화력지원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이전 자주포인 K-9A1의 수동 장전 체계에서 K-9의 자동장전 체계로의 전환은 굉장한 발전이다. 기존 K-9A1는 유압 시스템을 이용했으나, 오직 제한적인 보조였을 뿐, 포탄 장전, 장약 장전 및 조준까지, 실질적으로는 모두 수동이었다. 하지만, 링 레이저 자이로를 도입하며 기존의 사격통제장치와 항법 장치들과 더해져, 사격 발사 명령 30초 이내에 초탄을 발사할 수 있게 되었으며, 분당 발사속도를 6발에서 9발로 대폭 늘렸고, 운용 인원도 5명에서 3명으로 줄여 안전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15초 안에 3발을 발사하는 ‘급속사격’을 가능케 했다. 조만간 국방과학연구원은 사거리연장탄을 개발해 자주포의 최대 사거리를 50km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장점과 다양한 발전 가능성 덕분에 우리나라 K-9 자주포는 현재 터키, 인도, 폴란드 등을 포함한 6개국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세계 자주포 시장의 50% 이상의 점유하고 있다. 더불어서, 우리나라의 자주포가 세계 최정상으로도 취급받는 독일제 PzH 2000 자주포를 뛰어넘을 수 있었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로는 바로 ‘가격 경쟁력’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PzH 2000 자주포는 고성능일뿐더러, K-9 자주포에 비해 생존성과 연사 속도가 약간 우세한 것으로 판단되긴 하나, 180억 원의 높은 단가를 지녔고, 그에 비해 K-9 자주포는 그의 ¼ 수준인 40억 원으로, 굉장한 가성비를 자랑한다.

방위사업청은 폴란드에서의 사상 최대 무기 수출은 국산 무기체계의 우수한 성능, 경쟁력 있는 가격, 안정적인 후속 군수지원 제공 능력 등의 한국 방산 역량을 입증하는데 의의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내 방산기업들은 꾸준히 유럽 진출을 위해 폴란드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 등을 참가하며 지속적인 신뢰관계를 구축하였으며, 국가 간 무기체계 공유는 안보동맹 강화라는 군사적인 의미가 굉장히 크다. 그 결과, 정부는 이번 계약을 우리나라와 유럽지역의 국제적 연대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이자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이 결실을 맺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폴란드 장관은 마지막으로, K2전차와 K9 자주포를 시작으로 국방 및 방산 분야의 협력을 더욱 확대하여 양국 관계를 긴밀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공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