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이코노미]대한민국과 두바이에서 바라본 골프 산업
[위즈덤 아고라 / 윤서준 기자]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인해 골프 산업은 경제적으로 큰 이익을 보았다. 여러 조사에 따르면, 판데믹 시절 사회적 거리 두기와 야외 활동 증가로 인해 골프 수요가 급증한 것을 알 수 있다.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 전시회인 ‘PGA 메카’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적으로 골프 클럽의 회원 수가 2,200만 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이전 연도에 비해 8%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공중보건 대책과 안전한 활동으로서의 골프에 흥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골프용품 판매 업체들은 코로나 19 이후에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골프 클럽, 온라인 판매업체, 소매상 등은 새로운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골프 붐은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골프 산업은 지역 사회에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호텔 및 레스토랑 등 주변 비즈니스 업체에도 경제적 이익을 가져오고 있다. 또한, 골프 관광객들이 지역 경제에 소비를 활성화시키고, 관광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대한민국 관세청에 따르면, 2021년 10월까지 골프용품 수입액이 6억 1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수입액을 경신하였다고 한다. 수입액이 많은 품목은 골프채(3억 8900만 달러)로 전체 비중의 64.7%를 차지했고, 다음으로 골프채 부품(8700만 달러), 골프공(8400만 달러), 골프장갑(2300만 달러) 순이었다. 한편, 수입 대비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골프용품의 수출도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까지 골프용품 수출액은 9000만 달러로 2020년(6700만 달러) 대비 34.3% 증가하였는데, 특히 골프 시뮬레이터(스크린 골프) 등의 기타 용품 수출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 수출액 증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한다. 위 그래프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골프용품은 수입액이 급격히 증가한 반면에 기타 구기용품은 활동 제약의 영향으로 인해 수입액이 감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골프용품 수입액 증가 추이는 국내에서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 골프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골프채는 주로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다. 일본은 골프채에 대해 64.0%의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또한, 골프채의 부품은 주로 중국에서 수입되며, 중국은 56.1%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골프공은 주로 태국에서 생산되어 42.0%의 수입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골프장갑은 주로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며, 인도네시아산 제품은 74.7%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국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골프용품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골프의 열풍은 MZ세대와 깊은 연관이 있다. 헤럴드경제가 2022년 새해를 맞아 빅테크·핀테크 최고경영자(CEO)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MZ세대의 금융생활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MZ세대의 핵심 특징으로 다양성, 여가 중시, 가치기반 소비(환경 · 윤리가치 중시), 자기중심적 소비, 재미추구, 디지털 네이티브 등을 꼽았다. 자신을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는 MZ세대의 특성과 최근의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이 맞물리면서 기성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장에 2030 젊은 세대의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골프용품, 의류뿐만 아니라 호텔업 등 각종 유통업계에서도 MZ세대를 대상으로 골프와 연계한 상품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는 점은 MZ세대를 겨냥한 골프 마케팅 사례를 잘 보여준다.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인 할리스 커피는 골프의 봄 라운딩 시즌에 맞춰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를 겨냥한 골프공 세트 ‘골프 시즌 2’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지난해 골프볼 4구와 볼마커 1종으로 구성된 골프 굿즈를 출시하였고 단 6일 만에 1차 완판을 기록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그 뒤를 이어 시즌2를 출시하였다. 시즌2의 구성품으로는 다채로운 색감과 감각적인 디자인의 골프볼 6 구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급스러운 패키지와 전용백으로 담겨 있어 MZ세대들의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할리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할리스 ‘골프 시즌2’ 한정판은 나만의 개성을 중시하는 MZ세대 골퍼들의 취향은 물론 필드에서의 활용도 역시 만족시키는 제품으로 시즌 1의 인기를 이어 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신세계 푸드는 2030 세대의 젊은 골퍼들을 대상으로 한 골프장 이색 간식인 ‘오잘공’을 출시했다. 지난해 3월에 출시한 골프공 모양으로 구운 ‘안전빵’이 월평균 약 900개씩 판매되며 누적 판매량이 1만 개를 돌파하며 소비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안전빵의 인기를 이어갈 제품인 오잘공을 선보인 것이다. 오잘공은 골프 속어인 ‘오잘공(오늘 제일 잘 친 공)이라는 의미와 ‘오징어가 잘근잘근 씹히는 공’이라는 두 가지의 의미를 재치 있게 담아낸 빵으로 전국 각지의 골프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골프산업 도입에 따른 긍정적 경제 효과는 두바이의 사례에서 잘 나타나 있다. 세계적 회계 법인 ‘딜라이트’에 따르면 두바이 골프의 직간접적인 경제적 영향(gross expenditure)은 연간 1억 3,100만 달러에 이른다. 이는 한화 약 17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최근 진행된 영국국왕 대관식에 들었던 비용과 같다. UAE의 골프 산업 분야 지출은 총 스포츠 지출액의 4분의 1에 달하는 반면 두바이에서 골프 관광의 예상 경제 효과(estimated economic impact)는 3800만 달러로, 골프가 경제 성장의 촉매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더 넓은 스포츠 부문에 대한 골프의 기여도는 현재 스포츠의 총 경제 효과인 4억 2,100만 달러 중 30%를 기여하고 있다. 두바이의 9개 골프 클럽과 11개 코스에서는 매년 약 41만 라운드가 진행되고, 골프 산업에서 연간 수입의 3분의 2(8천만 달러)는 이벤트(대회형식)에 기인한다.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은 1989년부터 유러피언 투어 인터내셔널 일정에 포함되어 왔으며, 제7회 DP 월드 투어 챔피언십에는 65,000명의 관중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총지출 항목(출처에 관계없이 이벤트와 관련된 모든 지출 측정)에서 골프 이벤트는 11억 달러의 총 스포츠 지출 중 약 9200만 달러를 차지했다. 골프 클럽의 총지출은 1억 2천만 달러이며 이는 멤버십, 그린피, 식음료 수입 등을 나타낸다.
골프장업계를 비롯한 골프 산업계는 코로나19 불황기에 맞이한 골프 호황기를 바람이 지나듯 쳐다만 보고 있을 것인지 아니면 두바이와 같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거품은 꺼지기 마련이다. 지금의 골프 호황은 해외여행이 통제된 상황에서 코로나19 방역 체제의 영향을 받은 것이므로 이 호재가 없어지면 짧은 시간 안에 기존 수준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따라서 골프장업계의 선제적 노력이 우선 필요하다. 업계는 천정부지로 치솟은 골프비용을 합리적 수준으로 돌릴 수 있는 마케팅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또한 새롭게 골프 산업에 유입된 MZ세대는 현재의 고객이자 미래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지속된다는 측면에서 골프를 매개로 한 다양한 고객 유치 정책과 더불어 기성 골퍼의 선택권을 높이는 전략이 요구된다.
또한 국내에서도 국산 골프용품 브랜드가 개척되고 있지만,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내 브랜드의 창출과 지지가 필요하다. 또한, 골프업계는 소비자의 관심과 선택을 받기 위해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과 개발자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골프채와 같은 핵심이자 고가인 제품에 대해서는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 생산재로써의 골프 산업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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