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categorized

대통령 수능 관련 발언… 사교육 문제 해결 가능할까

과목 융합형 문제 출제 제외 지시

2022년도 초중고 사교육비 약 26조원

수능 5개월 앞둔 대통령 발언… 교육계 혼란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5기/김연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 관련 발언에 교육계를 비롯한 교육 현장이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15일, 윤 대통령은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교육개혁 추진 상황을 보고 받는 자리에서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아예 다루지 않은 비문학 국어 문제라든지 학교에서 도저히 가르칠 수 없는 과목 융합형 문제 출제는 처음부터 교육 당국이 사교육으로 내모는 것으로서 아주 불공정하고 부당하다”면서 “국민들은 이런 실태를 보면 교육 당국과 사교육 산업이 한통속이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이 수능에 대해 구체적 내용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보고에는 수능 관련 부분도 없었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이 ‘이권 카르텔’ 우려까지 제기하며 높은 수위로 언급한 것은 공교육 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교육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특히 지나친 사교육 의존 상황은 어떻게든 해소해야 한다.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학부모들이 1년간 학원이나 과외, 인터넷강의 등에 쓴 돈이 무려 26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 교육의 보조 역할에 그쳐야 할 입시 산업이 우리 경제의 대표적인 성장 산업으로 부상한 현실은 공교육의 철저한 실패를 상징한다.

이런 점에서 교육 개혁은 늦출 수 없는 과제이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교육 분야의 얽힌 실타래를 공교육 정상화에서부터 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과도한 사교육 의존을 부채질하는 입시 환경의 개선 없이는 공교육 정상화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문제의식은 옳은 방향이다. 하지만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안을 설익은 채로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벌써 올해 입시가 ‘물 수능’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위권 학생들의 정시 지원이 대혼란을 겪을 것이며, 재수생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확정된 것이 없는 현 상황에 불안을 느끼는 학생들이 대비를 위해 또 다시 사교육에 의존하는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고등교육법 34조 5항의 대학 입학 전형계획의 공표에 대해 언급하며 “4년 예고제는 입시제도의 급변이 가져올 사회적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조항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외면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하여 대통령실은 16일 수능을 5개월 앞두고 나온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수능 난이도와 관련해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쉬운 수능, 어려운 수능’을 얘기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교육 개혁이 한시도 늦출 수 없는 과제인 것은 맞다. 다만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너무 서두르지 말고 교육 전문가들과 국민 각계각층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완결성 높은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역대 정부는 입시 제도를 수시로 바꾸면서 매번 교육 정상화를 기치로 내걸었으나 결국 실패로 돌아간 것은 문제의 근원이 교실이 아닌 사회에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학벌주의와 무한 경쟁의 사회 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포괄적 국가 비전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다.

Leave a Reply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