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까지 약 140여일, 다누리가 나비 모양의 궤적을 그리며 가는 이유
직선이 아닌 나비 모양의 궤적을 그려 달까지 도착할 예정
약 140일간의 여정
2031년에는 달 탐사 궤도선이 아닌 달 착륙선을 국산 발사체로 발사
[위즈덤 아고라 / 김현동 기자] 2022년 8월 5일, 발사된 우리나라의 첫 번째 달 탐사 궤도선인 ‘다누리’(KPLO, 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가 달에 도착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40일이며 총 6백만 km를 날아야 한다.
미국 민간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 X는 팰컨 9 발사체에 다누리를 실어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의 우주군 기지 40번 발사대에서 달을 향해 쏘았다. 발사 직후 2분 40초에 우주선의 1, 2단이 분리됐으며, 3분 13초 이후 공기 저항과 마찰열 등으로부터 우주선을 보호하는 페어링이 분리됐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40분 25초 이후 발사체 2단과 다누리가 분리되면서 우주공간에 진입했다. 지구 표면으로부터 약 1656km 떨어진 지점에서 다누리가 발사체로부터 분리되었고 탑재된 컴퓨터의 자동 프로그램을 작동시켜 태양전지판을 펼쳐 정해진 궤도에 움직이고 있다.
발사된 지 92분이 되었을 때 다누리는 호주 캔버라에 위치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심우주 안테나를 통해 대전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임무운영센터와 교신했다.
다누리가 올해 말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달 궤도에 탐사선을 보낸 나라가 된다. 현재까지는 달 착륙 및 달 궤도선에 안착한 나라들은 미국, 러시아, 유럽, 중국, 일본, 그리고 인도로 6개국이다.
우리 눈에도 보이는 달까지 가는데 4개월가량이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지구로부터 약 38만 km 떨어진 달에 직선으로 가지 않고, 태양 쪽의 먼 우주로 먼저 가서 최대 156만 km까지 거리를 벌렸다가 나비모양의 궤적을 그려 다시 지구로 돌아와 순차적으로 달로 향하는 경로로 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총 6백만 km를 날아야 한다. ‘탄도형 달 전이 방식’(Ballistic Lunar Transfer)라 불리는 이 궤적은 태양과 지구, 달의 중력을 이용해 연료를 25% 정도 절감할 수 있다.
원래 다누리는 지구 중력을 활용해 지구 주변을 돌면서 달로 진입하는 ‘위상전이’ 방식으로 비행할 예정이었다. 위상전이 방식은 달에 1~2개월 정도 걸린다. 그런데 다누리의 무게가 당초 550kg에서 628kg(최종 678kg)으로 늘면서 연료가 부족해졌고, 연료 소모가 적은 WSB/BLT 전이 방식을 활용하게 됐다.
다누리는 고도 700km에서 분리된 후 태양을 향해 초속 10.15km 이동하고 있다. 다누리는 앞으로 최대 9번 추력 기를 작동해 궤도를 수정해가며 140여 일간 달을 향해 간다. 8월 7일에 목표 궤도를 맞추는 세부 조정을 하고 9월 2일에 약 156만 km 떨어진 라그랑주 1 지점에 도착한 직후 지구로 선회하는 기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다누리는 2022년 12월 16일에 달 주변을 도는 궤도에 들어갈 것이며, 이후 약 보름 동안 감속 기동을 작동해 달에 접근한다. 다누리가 달에 인접하면 달의 중력에 의해 달 궤도에 포획되며 궤도 진입 기동으로 올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달 고도 100km 궤도에 도착할 것이다.
달을 개척하려는 이유는 헬륨 3, 희토류 등을 포함한 희귀 광물 채취, 달에서의 우선권 확보, 그리고 화성으로 가기 위한 발판이다. 헬륨 3은 핵융합 발전에 쓰일 수 있는 주원료가 되며 방사능이 없어 청정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달에는 대기가 없어 일교차가 300도가 되고, 우주 방사선과 자외선, 소행성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하지만 극지방에는 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물을 분해하면 사람이 숨 쉴 때 필요한 산소와 연료로 쓰일 수 있는 수소를 얻을 수 있다. 달은 현재 기술로 오갈 수 있는 거리에 있는 데다,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이어서 적은 연료로 발사체를 다른 행성으로 보낼 수 있다.
다누리에는 국내 연구기관과 대학 등이 개발한 최첨단 관측장비와 우주인터넷 등을 탑재하고 있다. 고해상도 카메라(LUTI,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개발),광시야편광카메라(PolCam, 한국천문연구원 개발), 자기장측정기(KMAG, 경희대학교 개발), 감마선분광기(KGRS,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개발), 섀도캠(ShadowCam, NASA 개발) 등이 있다. 섀도캠은 달의 빛이 들어오지 않는 영구 음영지역에서 얼음 상태의 물을 찾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는 2031년에 달 궤도에 안착하는 것이 아닌 실제 달에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현재 달 착륙선을 보낸 국가들은 미국, 러시아, 중국이다. 그리고 이번 다누리와 같이 다른 나라의 발사체를 이용한 것이 아닌 국산 발사체를 이용해 자력으로 착륙선을 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