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SOCIAL

다문화시대에 발맞추는 안산원곡초등학교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많이 다니는 안산원곡초등학교 

한국 학부모들의 반응은 싸늘해 

학교에서도 자연스레 인종 별로 무리지어 다녀

< PIXABAY 제공 >

[객원에디터 2기 / 오아라 기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외국인이 많이 사는 곳은 이태원이 아니라 안산으로, 그중 유독 원곡동에 외국인 비율이 70%로 가장 많다. 안산원곡초등학교는 원곡동 빌라촌과 백운동 신축 아파트 단지 경계에 있는 학교로 전체 학생 중 한국인은 여섯 명 밖에 없다. 그래서 간혹 한국인인 친구들을 외국인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다. 학교에서는 한국어보다 러시아어나 중국어가 더 많이 들리고 수업도 한국어와 외국어 두 언어로 수업하며, 급식도 러시아 음식이나 인도 음식 등 외국 음식이 많이 나온다. 이 학교에 다니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빌라촌에 살고, 신축 아파트 단지에 사는 학생들은 5명가량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인 학부모들은 안산원곡초에 자녀를 보내는 것을 꺼려하여 학교에서 10분도 안 걸리는 원곡초를 보내지 않고 더 멀더라도 한국인 학생들이 많은 곳으로 보내고 있다. 주로 관산초등학교를 많이 보내려고 하는데,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원곡초 배정을 피하고 관산초 배정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아이의 주소지만 옮기거나, 아예 가족이 다 같이 잠깐 그쪽으로 이사를 다녀오기도 하는 등 위장전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출처: 안산원곡초등학교 홈페이지>

원래 원곡동과 백운동은 5년 전까지만 해도 하나의 원곡동이었다. 하지만 지금 백운동 신축 아파트 입주민들은 입주 6개월 전부터 원곡초 배정에 반대면서 경기도 안산교육지원청에 통학구역을 관산초까지 넓혀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100건이 넘게 제기했다. 원곡초 교장이 학부모 설명회를 열어 이주배경 학생들은 한국어 실력에 따라 수준별 수업을 하니 한국 학생들 피해가 없다는 점과 한국인 학생들이 혜택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홍보하려고 했지만 학부모들의 언성이 높아져 결국 교장은 애써 준비한 설명 자료를 다 소개하지도 못했다. 결국 교육지원청은 신축 아파트 일부 동에선 관산초가 가깝다는 이유로 통학구역을 원곡초, 관산초로 지정했다. 학부모들은 당연히 관산초를 선택했고, 원곡초에 입학한 신축 아파트 단지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고, 원곡초 기피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다.

원곡초를 졸업하고 한국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아이들은 어른들이 만든 원곡의 국경 너머의 세계에 적응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적응을 잘 하지 못한다. 그래서 원곡초는 러시아어와 중국어 강사들이 해당 언어권에서 온 학생들을 돕는 등 국경을 지우려 애를 쓰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지정한 다문화 국제혁신학교로써 이주배경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모국어를 같이 가르치고 사물놀이, 민요, 태권도, 테니스, 밴드 등 다양한 예체능 수업을 한다. 한 달에 한 번 ‘세계 음식 체험의 날’을 운영하여 급식 때 다양한 국가 음식을 제공하며 다문화 사회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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