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으로도 유학을 갈 수 있다고?
[객원 에디터 7기 / 이지윤 기자] 최근 많은 학생이 ‘유학’이라는 용어를 들으면 대개 미국과 영국과 같은 영어권 국가를 떠올린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외 유학뿐만 아니라 국내 유학, 특히 농촌 유학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는 추세이다.
2021년, 코로나19가 유행할 때 서울시 교육감인 조희연은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지 않으면 파국적인 결말을 맞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현했다. 이에 따라 도시에 사는 많은 부모들은 코로나로 인한 야외활동과 체험 수업의 감소가 자녀의 교육에 미치는 영향과 수도권에서의 사교육 집중이 자녀의 정서와 교육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지를 게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2021년부터 전남, 전북, 강원과 같은 지역으로 농촌 유학을 보내기 시작했다.
학생들이 만족하며 다니고 있는 농촌 유학 학교 중 하나는 바로 전북 완주군 동상면에 위치한 동상초등학교이다. 전교생 21 명중 11명이 농촌 유학생인 동상초는 도시에서 매우 멀리 떨어져 있고 감과 대아저수지로 유명하여 자연 풍광이 뛰어난 걸로 유명하다. 동상초는 이러한 장점을 잘 활용하여 동상초 부근의 자연환경과 생태 체험, 그리고 지역 축제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4계절 생태 감성 힐링 교육’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 중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생태 요리 만들기, 숲 나들이, 고장 갯벌 체험 등 다양한 자연 친화적인 활동을 경험해 왔다. 이처럼 농촌 유학을 통해 학생들은 도시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다양한 생태체험을 통해 자연을 존중하고 그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
농촌 유학은 아름다운 자연환경뿐만 아니라 학생과 선생님 간, 학생과 학생 간 소통이 활발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전남 화순군 도암면 천태초등학교에 농촌 유학을 온 박우주 군은 “서울에서는 한 번도 선생님과 함께 점심을 먹은 적이 없었지만, 여기서는 항상 같이 먹으면서 수업에서 몰랐던 걸 물어보기도 하고 친구들과 얘기한다”고 전했다. 이렇게 선생님들은 학생들과 점심을 함께하면서 학생들의 교우관계와 행동을 파악하고, 학부모와의 면담을 더욱 신중하게 할 수 있다.
이처럼 아이들의 생태적 감수성을 높이고 선생님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할 수 있는 농촌 유학은 최근에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많은 교육 전문가는 사교육보다는 체험, 도시보다는 자연 친화적인 교육이 한국 교육 체제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또한 서울 유학생들이 농촌 유학을 오면 폐교 직전이었던 소규모 학교들이 다시 회생할 수 있기 때문에 농촌 유학은 유학생들뿐만 아니라 농촌 학교가 속해 있는 지역과 학생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물론 농촌 유학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농촌 유학을 택하는 서울 출신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농촌 유학을 경험한 서울 학생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여 전체 학생 중 0.01%에 그친다. 이는 사교육에 치중된 한국 교육을 바꾸기에는 너무 소수의 경험이며, 따라서 농촌 유학이 교육체제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교육 전반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농촌 유학생 수를 늘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여겨지며,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인 지원과 함께 소수 학급을 담당하는 교사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