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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파리올림픽 앞두고 ‘빈대 공격’에 프랑스 비상사태

최근5년간 파리 아파트 거주자 10명중 1명 빈대 경험

가정과 대중교통 뿐 아니라 학교도 줄줄이 휴교령

프랑스 이어 영국까지…지하철 승객 빈대 발견

<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6기 / 장수빈 기자] 2024년 파리올림픽을 앞두고 프랑스 곳곳에서 빈대가 발견되었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프랑스 정부가 비상이다. 프랑스 일간 르 파르지앵은 지난달 29일 1면에 빈대에 관한 기사를 내고 빈대 출몰을 “국내 테러”라고 표현했다. 

탑승객이 많은 프랑스 고속열차(TGV) 안에서도 빈대를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 영화관, 대중교통뿐 아니라 개인 가정에서도 빈대 신고가 늘었다. 대중교통이나 공공장소를 이용한 사람들에게 붙어 빈대가 집으로 옮겨온 것으로 보인다. 한 여행객은 고속열차에서 내려 짐가방을 찾으면서 집으로 가져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올림픽이 9개월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는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신고 접수의 대부분에서 빈대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3년 전에도 빈대 퇴치 캠페인을 벌였던 프랑스 내 빈대의 심각성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일부 지하철 소파 커버 틈새에 10여 마리의 빈대가 뒤엉켜 있다는 시민의 제보도 있었다. 기차 팔걸이에도, 호텔, 병원, 영화관에서도 빈대를 보았다는 영상이나 사진 등을 SNS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중 최악은 학교에서의 빈대 출몰이었다. 해당 학교 교사와 학생들은 등교를 거부했고, 빈대가 출몰한 10개의 학교 중 7개의 학교에서는 방역을 위해 휴교를 결정했다. 교사들은 “빈대가 없는 곳에 거주하고 있는 학생들과 교사,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학교를 폐쇄하고 소독하는 것 외엔 대안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가정의 10%가 빈대에 노출됐고, 빈대 퇴치를 위해 연간 3200억을 지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프랑스 빈대 사태가 지속되면서 이웃나라 영국까지 비상시국으로 만들었다. 유럽 전역을 오가는 유로스타 중 파리-런던 구간은 특히 이용객이 많다. 이를 통해 빈대가 이웃나라 영국까지 전파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10일(현지시간) BBC와 가디언을 통해 프랑스 파리 등에서 빈대가 크게 퍼진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런던교통공사(TFL)가 지하철과 버스를 정기적으로 소독하고 있을 뿐 아니라 유로스타와도 적극적으로 상의하고 있다”라고 알렸다. 유로스타 측도 열차 내 빈대가 급증하는 것을 목격하지 못했다며 “모든 객차 내 직물 표면을 정기적으로 뜨거운 물을 이용해 세척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프랑스 파리는 일 년 내내 세계 각국 관광객이 드나드는 도시로 위생 환경이 취약한 숙박업소 등에서 사람과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 빈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소독업체들의 수요도 늘었고 빈대 박멸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한 번 생긴 빈대는 살충제에 내성이 생겨 잘 사라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파리 빈대에 관한 뉴스가 전 세계의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자 클레망 본 프랑스 교통부 장관은 빈대가 있는지 조사하기 위해 탐지견을 기차와 파리 지하철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3개월마다 빈대 신고와 확인된 감염 사례를 공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안전하고 깨끗한 2024년 파리올림픽 개최를 위한 프랑스 정부의 노력이 남은 기간 동안 꾸준히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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