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긴 음식에서 플라스틱으로, 식품 폐기물로 플라스틱 만든다
우리가 남기는 음식물 쓰레기로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작
[객원 에디터 7기 / 이승원 기자] 최근 국내 연구진이 농식품 폐기물을 고부가가치 소재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양배추 부산물 내 물질을 미생물에 의해 완전히 분해되는 플라스틱으로 자원화하는 데 성공했다. 식품 제조 과정에서 버려지는 물질을 활용해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것이다.
세계김치연구소(소장 장해춘)는 식품 제조 과정에서 폐기물로 처리되는 양배추의 부산물을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자원화하는 ‘바이오 리팩토링 기반 업사이클링 기술’을 개발했다고 3월 22일 밝혔다. 그리고 이번 연구는 식품과학 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Journal of Agricultural and Food Chemistry(농식품 과학잡지)’ 2024년 3월 표지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바이오 리팩토링 기술이란 기존 미생물의 특성이 아닌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기 위해 미생물을 재설계하는 기술이다.
세계김치연구소 발효 조절 기술연구단 양정은 박사 연구팀은 바이오 리팩토링 기술을 이용해 생분해성 플라스틱 생산 균주를 제작하고, 당화 공정에서 사용되는 효소와 기질 농도 등을 최적화해 당 전환율을 90.4%에 달하는 조건을 확인했다.
특히, 양배추 부산물 내에 생리활성 물질인 말산이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PHA(Polyhydroxyalkanoate)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구명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김치 제조에 사용하는 배추, 양파 등 다양한 농식품 부산물에도 적용될 수 있다.
PHA는 미생물 발효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바이오 기반 생분해 소재로 토양, 해양 등 자연환경에서는 생분해되는 플라스틱이다. 이 플라스틱을 보편화시키면 쓰레기 매립지의 크기가 커지는 것을 늦출 뿐만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심각성을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쓰레기 음식물이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길은 크게 네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는 토지 이용으로 다양한 생물의 집이 되는 서식지를 농장이나 과수원으로 개간해 버려 이산화 탄소 배출을 유발한다. 두 번째로는 작물 재배로 생산과정에서 직접적으로 이산화 탄소가 배출된다. 세 번째로는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축산업과 어업이다. 축산업과 어업은 육류, 유제품, 달걀, 해산물 등을 생산하기 위해 키우는 가축과 어류는 여러 측면에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소와 같은 반추동물의 경우 소화 과정에서 메탄가스를 계속 배출한다. 마지막으로는 유통이다. 가공하여 완성품으로 생산해 포장과 운송을 하는 데에는 많은 탄소가 배출된다.
한국에서는 27%의 생활 쓰레기는 음식물 쓰레기로 구성되어 있을 정도로 많이 배출된다. 어느 정도 비교하자면 음식물 쓰레기의 20% 감소는 소나무 3억 6천만 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효과이다.
세계김치연구소 기술혁신 연구본부 박해웅 본부장은 “이번 연구는 농식품 폐기물을 고부가가치 소재로 전환하는 친환경 기술 확보에 의의가 있다”라며, “앞으로도 김치산업과 음식물 산업이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농산물 분야 업사이클링 기술을 지속해서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비슷한 국내 사례로는 2023년 9월에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에서 볏짚과 쌀겨를 이용해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만들어낸 사례가 있다.
한국 에너지공과대학교는 2023년 9월 15일 “교수 창업기업 그리네플이 볏짚이나 쌀겨를 이용해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라고 밝혔다. 그리네플은 음식물 쓰레기나 축산 폐기물로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를 제작하기 위해 만들어진 켄텍의 교수 창업기업이다.
이형술 그리네플 대표는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해 해양오염과 토양오염이 심각해지고, 유럽연합(EU)이 플라스틱 세를 도입하며 점점 더 빨리 썩는 플라스틱에 대한 수요가 점점 높아질 것”이라며 “재료를 다양화하고 섞는 비율을 달리하면 다양한 농도의 정도를 가진 소재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이처럼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는 플라스틱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만들어 오려고 노력하였고 노력할 것이다. 특히 중점적으로 다뤄지는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문제도 플라스틱이라는 대안이 나온 것처럼, 언젠가 우리의 미래에도 플라스틱에 대한 문제도 대안이 생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