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과불화화합물을 분해할 실마리를 찾았다

탄소와 플루오린으로 이루어져 있어 분해가 어려운 과불화화합물

인체 내에 축적되어 암, 갑상선 질환, 아동 발달 장애 등 유발

< PIXABAY 제공 >

[위즈덤 아고라 / 김현동 기자] 과불화화합물(PFAS)은 탄화수소의 기본구조에서 수소가 플루오린으로 치환된 형태의 물질로 탄소 개수에 따라 과불화술폰산류와 과불화지방산류 등으로 나뉜다. 독성 물질로 알려진 과불화화합물은 여태까지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되어 왔던 만큼 우리 인체에 과불화화합물이 계속 축적되고 있으며 좀처럼 분해되지 않는 성질을 지니고 있어 사용 제한이 시급한 물질이다.

<자료 제공: 식품의약품안전처>

PFAS는 열에 강하며 물과 기름 등이 스며들지 못하게 하는 방수 기능을 지니고 있어, 화장품, 세제, 의복, 식품 포장재, 치실, 방수 제품, 공항이나 군기지에서의 방화용 거품, 프라이팬 코팅제 등 수많은 생활용품에 사용돼 왔다. 그러나 자연 상태에서는 분해되지 않는 데다 체내에 축적돼 생식기능 저하와 암을 유발하고 호르몬 체계를 교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을 포함한 북미 지역에서 PFAS의 사용 규제에 대해 제기돼 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021년 10월 18일, 미 환경보호국(EPA)이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지 않는 과불화 화합물이 미 전 지역 수도에서 발견되었다고 보도했다. EPA는 미국 내 과불화 화합물로 오염된 현장으로 지정한 곳들은 석유와 가스 관련 현장이 3만 5223곳으로 가장 많았다고 발표했으며 폐기물 관리 시설, 금속 코팅 시설, 화학물질 생산 시설, 플라스틱 제조 시설, 공항, 소방 훈련 시설, 군 시설 등도 있었다. 유해 현장이 가장 많은 주는 2만 1400여 곳을 가진 콜로라도주이고, 1만 3000곳인 캘리포니아주와 1만 2000곳인 오클라호마주도 유해 현장이 많은 주로 나타났다. 일단 EPA는 식수 분야부터 PFAS 사용을 긴급하게 제한하고 3년 안에 공기와 식품 유통 전반에 사용을 전면 통제할 방침이다. 

우리나라 역시 환경부에서 2020년 11월 27일 자로 개정된 물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수질오염물질에 기존 58가지 물질에 과불화 옥탄산(PFOA), 과불화 옥탄 술폰산(PFOS), 그리고 과불화 헥산 술폰산(PFHxS)를 추가했다.

<자료 제공: 환경운동연합>

미국 노스웨스턴대 화학과 윌리엄 딕첼 교수 연구팀은 일반 용해제를 사용해 상대적을 낮은 온도에서 PFAS를 분해하는 방법의 실마리를 찾았다고 2022년 8월 19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PFAS를 분해하기 위해서 섭씨 4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소각해야 하는 등 처리 과정이 번거롭다. 그리고 소각 과정에서 일부가 연기를 통해 대기로 유출되거나 매립을 해도 약 30년 뒤 다시 침출되는 문제도 있다. 

미 연구진은 PFAS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탄소와 플루오린이 결합한 부분의 반대쪽 끝에 전하를 띤 산소 원자 그룹이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했고 이 부분이 80~120도의 일반 용해제로 분해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약 1만 2000여 종에 달하는 PFAS를 분해하기 위해 시작되었으며 이번에 분해가 확인된 PFAS 종은 10종이다. 약 7년간 PFAS 분해 방법을 찾아온 연구팀은 “이 방법을 아직 상업적 수준까지 확장해 적용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추가 연구를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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