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에 더 커지는 스리랑카 시민들의 목소리
스리랑카의 경제 위기, 4월 1일 국가 비상사태 선포
시민들 식량과 의약품 부족과 직업 중단
3월 27일 라자팍사 대통령 퇴진 시위 참가자 53명과 사진 기자 5명 경찰에 체포, 폭행
[객원에디터 3기 / 제갈혜진 기자] 인구 2200만 명이 살고 있는 섬나라인 스리랑카는 현재 심각한 경제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2019년에 시작한 팬데믹으로 인해 스리랑카의 가장 큰 수입원이던 관광객들의 수가 작년 대비 61.7%가 감소하면서 스리랑카의 경제에 큰 타격을 주었다. 또한 2년 전 ,부활절 연쇄 폭발 테러가 스리랑카의 경제적인 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하였다. 스리랑카가 경제 위기에 빠지게 된 주원인은 나라의 보유 외환 하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한 매년 수입하고 있던 연료 값 상승,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나라 간의 거래의 어려움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경제가 급격히 하락하여 주민들은 하루에 10시간 이상 동안 정전이 일어나고, 가스 부족으로 인덕션에 불이 안 나오는 현상 등 급격한 삶의 질 하락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또한, 필수 식량과 의약품 등의 필수품들을 구하는 게 너무 힘들어졌다. 일반 시민들은 식량을 사기 위해 하루에 5시간씩 기다리고 의료품을 얻기 위해서 또 다른 줄에서 몇 시간씩 기다리고 있다. 기름을 구매하기 위해 오랜 시간 줄에 서있다 노인 4명이 쓰러져 숨지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하였다.
경제적인 몰락으로 인해 스리랑카의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많은 굶주림을 마주하고 있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연료 가격이 상승해 택시 운전기사로 일하던 후세인 모하메드라는 한 시민은 일을 일시 중단하였고, 지난 5개월간 인쇄 비용이 30% 이상 증가하면서 주요 신문사들도 종이 부족으로 인쇄를 중단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3월 27일, 분노에 찬 시민들은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에서 3일간 촛불과 포스터를 들고 나와 시위를 진행하였다. 처음에는 꽤 평화롭게 진행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4일 차에는 시위단이 스리랑카의 대통령 고타바야 라자팍사의 사저 밖에서 벽돌을 던지고 불을 질르는 행위를 하며 시위는 위협적으로 돌변했다. 계속되는 단속에도 불구하고 시위는 점차 다른 지역으로 확산됐다.
이 시위단은 나라의 불안정한 경제적인 상태에 불만이 있는 것보단 정부의 관리에 불만이 더 큰 사람들이다. 콜롬보의 한 연구소장은 “30%가 불운이고 70%는 관리 부실”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특히 라자팍사 대통령이 2019년에 새로 실시한 세금 제도에 대한 반발심을 보였는데, 라자팍사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세금을 심각하게 증가한 것이 올바른 정책이 아니었다고 비판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 31일에 한 남성이 라자팍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에 참여해 과격하게 소리를 지르며 시위에 나서자 정부는 콜롬보 일부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선포했다.
정부는 이 시위대를 막기 위해 군 경찰을 콜롬보에 배치시켰다. 4월 1일 경찰이 최루가스와 불대포를 투입해 시위 참가자 53명과 사진 기자 5명을 구금해 이들을 고문을 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정부는 사실에 대해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는 답변만 발표하였다.
현재 스리랑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은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그는 스리랑카에서 가장 엄격하게 적용되는 법률 중 하나로 “예외적인 위협, 위험 또는 재난” 상황에만 선포되도록 규정되어 있는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였다. 그 이후,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 (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는 작업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하였고, 인도도 지난 1월에 4억 달러의 통화 스와프 계약과 신용 한도 확대 통해 추가 10억 달러를 지원해주는 등 적극적으로 스리랑카를 도와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스리랑카가 향후 5년간 갚아야 할 외채 260억 달러(약 31조 7,000억 원)를 감당하지 못해 국가 부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라고 신용평가사들이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