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거대 브랜드의 리콜 사태, 양키캔들과 스타벅스 코리아

거대 브랜드의 제품에서 검출된 유해물질

양키캔들과 스타벅스 코리아

검출 경위와 두 기업의 대처 방식

<Illustration by Shinyoung Park 2006(박신영) >

[객원 에디터 4기 / 박다빈 기자] 누구나 아는 거대 브랜드에서 만든 제품이라면 그 안정성은 의심하지 않고 사용해도 괜찮은 걸까?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올해 수많은 소비자들을 충격에 빠트린 기업들이 있었다.

먼저 지난 3월, 향초 브랜드 1위를 달리는 미국 양키캔들의 차량용 제품군에서 클로로메틸아소티아졸리논(CMIT)가 검출된 사실이 보도되었다. CMIT는 17년간 공식 피해자만 6800명이 나온 ‘가습기 살균제 사건’ 당시 살균제에 들어있던 유독물질이다. 살균 및 보존을 주요 기능으로 하여 예전에는 여러 살균제와 치약, 구강청결제 등의 생활 화학제품에 사용됐지만, 자극적이고 부식성이 커 일정 농도 이상 노출되면 피부나 호흡기에 강한 자극을 주는 특징 때문에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라는 비극을 낳았고 이후 2012년부터 유독물질로 지정되었다.

이번에 CMIT가 검출된 제품은 양키캔들의 자동차 방향제 중 ‘미드썸머나잇 향’과 ‘클린코튼 향’이었다. 온라인 쇼핑몰 또는 해외직구 대행 등을 이용하여 해당 자동차 방향제를 구입한 소비자는 7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최초 보도 이후, 당초 환경부 산하 한강유역환경청에서 지난 1월 해당 제품에서 유독 물질을 검출하고 수입 및 판매 금지와 리콜을 요청했지만 재판부가 청구를 기각하면서 판매 업체들이 두 달이 지난 시점에서야 소비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안내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양키캔들 수입 업체들은 “처음 미국에서 수입할 때 한 검사에서는 유해성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에 검출이 됐다”며 리콜과 환불 처리를 약속했다. 한편 양키캔들 한국 본사 측은 “리콜 대상이 된 제품은 한국 본사의 공식 제품이 아니다.”라며 한국 본사는 3년 전부터 이 제품의 판매를 중단한 상태라고 전했으며, 문제가 된 제품은 본사 판매 제품이 아니고 온라인 쇼핑몰 또는 해외직구 등 다른 경로를 통해 들어와 판매된 제품이었다고 한다. 환경부는 CMIT가 검출된 수입업체 L사와 D사의 30여 개 제품에 대해 리콜 명령을 내리고 양키캔들의 차량용 방향제를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이어 7월에는 스타벅스 코리아가 고객 사은행사를 통해 증정했던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되었다. 폼알데하이드는 자극적인 냄새와 독성이 있는 물질로 세계 보건기구(WHO)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된 유해 물질이다. 검출 이전부터 ‘서머 캐리백에서 오징어 냄새 같은 악취가 난다’는 민원들이 온라인에서 제기되었으나 스타벅스 코리아 측은 원단의 인쇄 염료가 충분히 휘발되지 않아 나는 냄새이며 인체에 무해한 것이고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라고 대처했었다.

현재는 당시 제기되었던 문제의 냄새도 폼알데히드 때문이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내놓은 해명에도 소비자들의 문제 제기가 잠재워지지 않자 뒤늦게 유해 물질 검출을 인정했고 심지어 사전에 제조사로부터 이를 전달받았다는 사실까지 밝혀지면서 더욱 큰 충격을 낳았다. 이후 공식 사과문을 발표한 스타벅스 코리아는 “사태에 대한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불신과 오해를 증폭시킨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스타벅스 코리아에서 미온적인 대처로 넘어가려고 했던 것은 서머 캐리백이 직접 착용하지 않는 ‘기타 제품류’로 분류되어 관련 법상 유해 물질 안전 요건 대상 제품으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인데, 실제로도 위법의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비록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지만 이번 논란을 계기로 정부에서는 스타벅스와 개최하려던 행사를 전격 취소하였고, 당근 마켓·중고 나라·번개장터 등의 중고 거래 플랫폼들은 서머 캐리백을 거래 금지 물품으로 지정하는 등 선긋기에 나섰다. 매해 이벤트 시즌마다 전국적인 대란을 낳을 정도로 사랑받았던 스타벅스 서머백에서 발생한 문제인 만큼 소비자들의 충격은 더욱 컸으며, 스타벅스 코리아가 제품 교환과 함께 전사적 품질 관리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사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건으로 훼손된 기업 이미지는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키캔들과 스타벅스. 우리나라에서도 큰 사랑을 받는 두 글로벌 기업에서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으나 대처 방식에 따라 소비자들의 여론은 갈리고 있다. 비교적 빠르게 문제를 인정하고 리콜에 나선 양키캔들은 현재 부정적인 언급이 현저히 줄어든 상태지만 문제를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법의 허점을 이용해 조용히 무마시키려던 스타벅스 코리아에 대한 반응은 아직까지 싸늘하다. 거대 기업들은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는 만큼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앞으로는 이와 같은 안전성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당연한 노력을 기울여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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