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가장 민첩하고 빠른 로봇의 실마리, 소금쟁이

생체모방을 통한 과학기술의 발전

< 사진: 동아사이언스 제공 >

[객원 에디터 6기 / 이승원 기자] 과학자들이 지구상에서 가장 민첩하고 빠른 곤충을 기계적으로 모방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시했다. 이를 활용하면 잔잔한 물 위에서는 물론 많은 파도가 치는 바닷물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수중 로봇을 개발할 수 있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서는 물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소금쟁이와 딱정벌렛과 곤충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이를 수중 로봇에 적용하는 것을 제시한 2가지의 연구를 최근 집중하기 시작했다. 

빅토르 오르테가 히메네스 미국 메인주립대 생물학과 박사후연구원은 이달 6일까지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통합비교생물학회 연차총회’에서 소금쟁이과 중 한 종인 ‘라고벨리아’들이 물속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서 통합비교생물학회는 살아있는 생물의 조사, 교육, 대중적으로 알리는 것과 이해를 조성하는 학회이다. 이 학회는 분자와 세포, 생태학, 진화에 관하여 전체적으로 조사한다. 

라고벨리아가 수면 위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이유는 다리에 있는 부채꼴 형태로 달린 방수성 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물의 흐름이 빠른 여울 지대에서 서식한다고 해서 여울 벌레라고 불린다. 수면 위에 가만히 둥둥 떠 있다가 물 위로 먹이가 나타나면 민첩하게 낚아채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바 있다.

연구팀은 라고벨리아가 ‘부채꼴 털’을 이용해 자유자재로 방향을 틀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한 이틀에 걸쳐 150마리를 고속 카메라로 촬영하였다. 촬영을 통하여 연구팀은 라고벨리아가 회전하기 위해 한쪽 다리를 쭉 펴 부채꼴 털이 넓게 펴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 털이 펼쳐지는 속도는 우리가 눈을 깜박이는 속도의 약 5배였다. 연구팀은 부채꼴 털을 펼쳤다 닫는 방식으로 물의 항력을 이겨내며 한순간에 180도를 회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이언스가 조명했던 다른 연구는 크리스 로 미국 코넬대 생물공학과 교수가 이끈 연구팀에서 밝힌 딱정벌레목에 속하는 물맴이에 관련된 연구였다. 이 연구에 따르면 물맴이가 다리를 마치 배 젓는 노처럼 활용해 1초당 자신의 몸길이에 100배에 달하는 거리를 나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연구 결과를 8일(현지 시각)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고속카메라로 물맴이의 움직임을 촬영해 어떻게 이러한 속도로 나아갈 수 있는지 확인해 보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물맴이가 다리를 뒤로 밀어내는 속도보다 몸체를 앞으로 당기는 속도가 미세하게 더 빠르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또한 헤엄치기 위해 다리를 곧장 뒤로 밀지 않고, 몸통과 수직이 되도록 아래쪽으로 밀어낸 후 뒤로 쭉 뻗었다. 이를 통해 배의 모터처럼 물에 일종의 소용돌이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이 두 가지의 연구 결과를 수중 로봇에 적용하면 더 민첩하고 빠른 동작을 구현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예상한다. 국내의 수중 로봇에 대한 연구는 2017년에 이지홍 충남대학교 메카트로닉스 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물방개를 모방해서 만든 육지와 물을 자유자재로 다닐 수 있는 해양로봇과 조규진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소금쟁이를 모방해 만든 물 위에서 도약이 가능한 작은 수중 로봇을 개발한 바 있다. 

아담 서머스 미국 워싱턴대 해양생물학과 프라이데이하버 연구실 교수는 “차세대 로봇은 지금보다 더 불규칙하고 다양한 변화적인 표면에서 움직일 수 있어야 하고 빠른 이동 방향 전환 능력을 갖추도록 개발돼야 한다”며 “자연에서 더 많은 생물에 대한 연구가 이러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많은 과학 연구진이 해양생물들과 육지생물들 예를 들어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여 어디든지 움직일 수 있는 뱀, 많은 다리로 여러 지형을 돌아다닐 수 있는 거미, 벽에 붙을 수 있는 도마뱀, 빠르게 뛸 수 있는 개, 빠르게 유영할 수 있는 물고기들을 모방하여 많은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언젠가 미래에는 이러한 생물 모방 로봇들도 우리 주변에서 사람이 직접 하기 어려운 일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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