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가공식품은 진짜로 몸에 해로울까?

가공식품의 악영향

올바른 음식 섭취 습관의 중요성

< Illustration by Shinyoung Park 2006(박신영) >

[객원 에디터 7기 / 김려원 기자]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가공식품과 초가공식품은 건강에 해롭고 각종 질병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사실일 때도 있지만 그렇지도 않은 식품들도 있다. 햄버거나 피자 같은 어떤 가공식품은 가공하지 않은 식품보다 열량이 4배 정도 더 높다. 영양소 또한 한쪽으로 치우쳐 균형이 잘 잡힌 식사에는 부적절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가공식품은 식품 원료에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을 가하거나, 원형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형시키거나 변형물을 서로 혼합, 또는 이 혼합물에 식품을 이용해 제조, 가공, 혹은 포장한 식품을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과일 주스나 치즈 등이 있다. 반면에 초가공식품은 자연 식재료에서 추출한 물질을 가열, 발효 등 여러 화학적 변형 과정을 거친 뒤, 맛이나 식감 등을 높이기 위해 감미료나 방부제, 색소 등 각종 첨가물을 넣은 것을 뜻한다. 여기에는 아이스크림, 라면, 시리얼, 탄산음료 같은 음식들이 해당한다. 하지만 동시에 가공식품은 건강을 돕거나 사람이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게 비타민을 첨가하거나 저온 살균 우유와 유기농 통곡물빵 같은 식품일 수도 있다. 따라서 가공식품의 위험성은 식품의 가공 정도에 따라 바뀐다고 말할 수 있다. 

한 영국 영양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영국의 초가공 식품은 최소가공식품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때 최소가공식품은 자연식품에서 먹지 못하는 부분들을 제거하고 건조, 압착, 분쇄, 끓이기 등 화학적 변형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단순 가공한 식품을 뜻한다. 이 연구에서 초가공식품은 100g당 평균 378칼로리를, 최소가공식품은 100g당 평균 94칼로리를 함유해 초가공식품이 최소가공식품보다 약 4배 정도 더 높은 열량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도 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 등의 주요 영양소와 같은 가공식품의 영양학적 가치를 연구하고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에 식품들의 열량 함량과 영양가의 연관성을 알기는 힘들다. 그리고 1월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가공식품과 초가공식품은 식품 자제로 건강에 해로운 게 아니라 열량이 높고 주요 영양소가 부족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BBC 다큐멘터리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이고 있는가’에서 크리스 반 툴레켄 박사는 한 달 동안 열량의 80%를 초가공식품에서 먹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식단은 실제로 영국, 캐나다, 미국과 같은 고소득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한 달 후 툴레겐 박사는 수면 부족, 소화 불량, 나른함, 변비, 치질, 그리고 7kg의 체중 증가를 겪었다. 그리고 실험 기간 “10살은 더 늙은 것 같다”라며 “식단을 중단하기 전까지는 이 모든 것이 음식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초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들은 적게 먹는 사람들보다 상대적으로 배고픔을 유발하는 호르몬이 증가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이 감소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이런 호르몬의 변화 때문에 체중 변화가 일어났다. 하지만 가공식품은 체중 증가뿐만 아니라 심장 질환, 비만, 제2형 당뇨병, 암, 우울증 등 또한 유발한다. 

아직 가공식품 그 자체가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증거는 없다. 하지만 음식 섭취 습관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 초가공식품은 최소가공식품들보다 씹고 삼키기가 더 쉬워 식사 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천천히 먹을수록 포만감을 느끼기에 더 쉬운데 이러한 초가공식품의 특징 때문에 나쁜 식습관으로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가공식품이 건강에 나쁘지만은 않다. 땅콩버터, 고섬유질 시리얼, 그리스 요구르트 같은 가공식품들은 좋은 영양소가 풍부해 우리 몸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식품을 섭취할 때는 무조건 가공식품이라고 피하기보단 그의 첨가물들과 섭취 습관에 신경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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