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도입 2년 차의 문제점들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11기 / 이채은 기자] 고교학점제란 학생이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하거나 누적하여 졸업하는 학사제도이다. 이는 한국의 새로운 교육방안으로 도입 2년 차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며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첫번째로 지적되고 있는 문제는 과목 개설에서부터 시작된다. 학교는 보통 학생 수에 맞추어 교사 수가 배정되기 때문에, 지방처럼 학생 수가 적은 지역의 학교들은 교사 확보와 더불어 과목 개설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결과 도시와 지방 사이의 교육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교사 수가 충분하더라도 특정 과목이나 전문 분야를 담당할 전공 교사를 찾기가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외부 강사를 초빙하려 해도 예산 부족과 함께 학교별 교사의 수급이 학생 수와 연관되어 있는 구조적 한계로 인해 현실적인 한계에 직면하게 된다. 결국 이러한 문제들은 초기 목표였던 학생들의 다양한 과목 선택권과 양질의 교육을 제공받을 기회를 제한하게 되며, 지역 간 교육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고있다. 

두번째 문제는 새롭게 도입된 5등급제 내신이다. 아직 대학 입시 중심인 현실 속 변화된 내신 제도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자신이 듣고 싶은 과목이 있더라도 수강생이 너무 적은 경우 내신을 위해 포기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한겨레의 기사 속 학생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수강생이 많은 과목이 내신에 유리하기 때문에 선호 1순위이며,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맞춰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수강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내신은 5등급제로 완화되었지만, 1등급 내신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특히 내신 경쟁이 더 심한 자사고 (자율형 사립고) 나 특목고 (특수목적고) 에서는 자퇴률이 높아지기까지 했다.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흥미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기보다 내신에 유리한 과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현실은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학습을 지원하겠다는 고교학점제의 이상적인 목표와 어긋나고 있다. 

게다가 아직 충분한 경험과 진로 탐색의 기회를 갖지 못한 고등학생들에게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과목을 스스로 선택하라는 것은 또다른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다. 특히 고등학교 1학년 때 선택한 진로와 3학년 때의 진로가 달라진 경우, 학생들은 과거 전공과 맞지 않는 과목을 들어왔거나, 필수 과목을 이수하지 못해 원하는 학과에 진학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물론 대학 입시 중심으로 흘러가는 현재의 교육 환경 속에서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혀주고 각자의 진로와 적성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려는 고교학점제의 취지는 분명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상적인 제도를 현실 속에 성공적으로 정착시키기에는 아직 해결해나가야 할 과제들이 많다. 내신 제도와의 충돌 문제를 비롯해 과목 개설의 어려움, 지역 간 격차 등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충분한 보완과 보다 안정적으로 고교학점제를 뒷받힘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한 지원 체계 역시 마련되어야 한다. 고교학점제를 도입한 이후 이러한 문제들을 보완하기 위해 여러 시도들과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학생들이 입시 부담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들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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