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의 새로운 투자: 미술 금융과 아트테크
미술 금융은 정말로 전통적인 금융 방식보다 더 나은 선택일까?
<Open AI의 DALL-E 제공>
‘월급은 통장을 스쳐 지나 간다’ 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요즘, MZ 세대는 더 많은 자산을 쌓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할까? 이전에는 많은 직장인들이 부동산 투자, 그리고 주식 투자와 같은 방식에 열광했다면, 최근 MZ 세대는 기존의 금융 투자 방식과는 조금 다른 미술 금융과 아트테크에 열광하고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전통적인 투자 방식과 달리, 문화적 가치를 중시하는 이들은 미술품을 새로운 투자 자산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까, 아니면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을까?
미술 금융은 미술품을 단순히 감상용이 아닌 자산으로 활용하는 투자 방식이다. 이를 통해 개인은 미술품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금융 상품으로 만들 수 있다. 아트테크는 기술과 예술을 결합한 방식이다. 예를 들어 개인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미술품 소유권을 조각화하거나 디지털 작품에 투자할 수 있다. 이처럼 최근 디지털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누구나 손쉽게 소액으로도 미술 투자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미술 금융이 주목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대체 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미술품은 주식처럼 급변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예를 들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일부 고가 미술품은 오히려 경매가가 상승하며 안전 자산으로 주목받았다. 둘째, MZ 세대의 소비 트렌드가 반영됐다. 이들은 예술적 가치를 중시하며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을 넘어 자신의 미적 감각을 드러낼 수 있는 투자에 매력을 느낀다. 예를 들어, 단순한 주식이나 채권 대신 유명 작가의 작품이나 독특한 미술품에 투자하는 것은 자신의 문화적 수준과 안목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특히 SNS를 통해 자신의 소유 미술품을 자랑하거나, 갤러리 방문 후기를 공유하며 또래들 사이에서 독창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를 형성하려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점에서 미술 금융은 단순히 경제적 이득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자기 표현과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방법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플랫폼의 도입으로 미술품 거래의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스타트업 테사(Tessa) 같은 플랫폼은 사용자들에게 유명 미술품의 소유권을 조각으로 구매하게 하면서 투자 문화를 대중화했다.
그러나 미술 금융에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 먼저, 미술품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작품 가격이 작가의 명성이나 유행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적정 가치를 판단하기 힘들다. 특히 지난해 청담동의 한 갤러리 대표가 905억 원 규모의 아트테크 사기 사건을 벌인 사례는 이러한 문제를 잘 보여준다. 이들은 미술품 투자로 매달 1% 수익을 보장한다고 속이며 투자자 1,100여 명에게 돈을 가로챘다. 이 사건은 미술품의 실제 가치를 확인하지 않고 거래하는 방식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또, 미술 금융의 법적 규제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다.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흡해 사기와 부정 행위가 빈번히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미술 금융과 아트테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우선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거래 투명성을 높이고, 소유권 및 가치 평가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테사 같은 플랫폼들이 이미 일부 투명성을 제공하고 있지만, 이를 더 발전시켜야 한다. 또한, 투자자들이 미술품의 예술적, 문화적 가치를 이해하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할 수 있도록 전문 교육과 컨설팅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미술 금융과 아트테크는 투자와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기회를 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이 지속 가능하려면 발생 가능한 문제를 해결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발전해야만 진정한 가치를 가진 투자로 자리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