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에 반발, 인권 침해 논란 격화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10기 / 장희주 기자]미국 전역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체류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거세게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ICE의 강경 단속이 강화되면서 2025년 6월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주요 도시로 시위가 확산됐다.
ICE, 미국 이민 단속의 최전선
ICE는 미국 국토안보부 소속 기관으로, 국경 통제와 세관, 무역, 이민법 집행을 담당한다. 주로 불법 이민자를 구금, 추방하는 방식으로 미국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ICE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2002년 국토안보법에 따라 설립됐으며, 이전에 이민귀화국과 미국 세관이 담당하던 기능을 흡수했다. 국토안보수사국(HSI)은 국제 범죄 조직 수사를 담당하고, 단속퇴거작전국(ERO)은 미국 국경 내외에서 이민법을 집행한다. 2014년 10월부터 2024년 11월까지 ICE는 약 362만 건의 구금을 기록했으며, 연평균 약 32만 4,900건의 구금이 이뤄졌다. 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단속이 급격히 강화되면서 이민자 사회에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촉발된 대규모 시위
2025년 6월 6일, ICE가 로스앤젤레스 일대에서 대규모 불법 이민자 단속을 실시하자 항의 시위가 발생했다. 국토안보부는 일주일간의 작전으로 총 118명을 체포했으며, 갱단원과 강력범죄 전과자들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위는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새크라멘토, 덴버 등 미국 전 지역으로 확산됐으며, 대규모 시위가 연일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지사의 동의 없이 주방위군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고, 이는 헌법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6월 1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을 맞아 전국 2,000여 곳에서 반트럼프 시위에 수백만 명이 참여했다. 뉴욕에서는 5만 명, 필라델피아에서 10만 명이 참여하는 등 대규모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벌어졌다.
‘ICE OUT’ 운동, 전국으로 확산
2026년 1월 7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ICE 요원이 미국 시민권자 르네 니콜 굿을 총격으로 사망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세 자녀의 어머니였던 그녀는 6살 아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집에 돌아가던 중 차량에서 도주하려다 ICE 요원이 쏜 총에 맞았다. 사건 발생 당일부터 시민들은 ‘ICE OUT(이민세관단속국은 물러가라)’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고, 이는 전국으로 퍼졌다. 미네소타에서는 이민세관단속국을 향해 “우리의 이웃을 살해했다”며 항의 시위가 열렸고, 디트로이트에서도 긴급 조직된 시위대가 ICE 철수를 요구하는 행진을 벌였다.
1월 10~11일 주말에는 50501, ‘인디비저블’ 등 시민단체가 ‘ICE 완전 퇴출 연합’ 집회를 열었으며, 호소 하루 만에 미국 전역 1,000곳 이상에서 집회가 조직됐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수만 명, 뉴욕과 시카고 등 주요 도시에서는 수천 명이 ICE 퇴출을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물리적 저지 시위도 등장
2025년 11월 29일,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 인근에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ICE 요원들의 출동을 막기 위해 연방정부 건물 주차장으로 몰려들었다. 시위대는 “뉴욕에서 ICE는 떠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주차장 출구를 몸으로 막는 ‘인간 바리케이드’를 쳤다. 시위대는 주변의 쓰레기통과 화분, 공사장 자재 등을 동원해 차량의 출동을 물리적으로 봉쇄했으며, 약 2시간 대치 끝에 최소 15명이 체포됐다. 뉴욕이민연합 무라드 아와데 회장은 “뉴욕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고 자연스럽게 시위에 참여했다”며 “사람들이 서로를 지켜주기 위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 및 여론 반응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은 성명을 내고 “이런 단속은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며 진정한 공공 안전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신앙 지도자들은 ICE 전술과 구금된 개인들의 상황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PRRI의 2025년 미국 가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42%만이 ICE를 어느 정도 신뢰한다고 답했으며, 대다수(56%)는 거의 또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한 미국인의 과반수(52%)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체포, 구금, 추방 노력을 가속화하기 위한 ICE 예산 증액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한인 사회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은 ICE 단속 반대 시위와 관련한 안전 공지를 발표하며 다운타운, ICE 사무소 소재 공공청사 주변 등 주요 시위 지역 방문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 사회는 국경 안보와 인권 보호 사이에서 깊은 갈등을 겪고 있으며, ‘ICE OUT’ 시위는 이러한 분열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