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컴퓨터의 발전
[객원 에디터 8기 / 한동욱 기자] DNA 컴퓨터는 전통적인 컴퓨터와는 다른 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새로운 기술이다. 이 기술은 1994년 미국의 과학자 레너드 애들먼(Leonardo Adleman)이 발표한 연구에서 처음 시작됐다. 애들먼 교수는 DNA를 사용해 ‘해밀토니안 경로’라는 문제를 풀었는데, 이는 주어진 경로를 따라가며 특정한 조건을 만족하는지를 찾는 문제였다.
해당 연구는 DNA를 컴퓨터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이후 연구자들은 DNA를 활용한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계속 연구를 해왔다. 이 연구는 기존의 전통적인 컴퓨터가 사용하는 0과 1의 이진법이 아닌, 생명체의 유전자 정보인 DNA의 네가지 염기 즉 아데닌(A), 티민(T), 구아닌(G), 시토신(C)으로 신호가 구성되는 컴퓨터이다.실리콘칩과 전기회로로 구성된 보통 컴퓨터와는 달리 입력, 출력, 소프트웨어가 모두 DNA분자들로 이뤄져 있으며 이 DNA분자들은 생명체에 관한 암호화된 정보들을 저장, 처리할 수 있다.
최근 들어 DNA 컴퓨터 기술은 크게 발전했다. 2024년 8월, 연구자들은 DNA를 사용해 기존 컴퓨터처럼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술은 ‘덴드리콜로이드’라는 특별한 나노 구조체와 DNA를 결합해 DNA를 손상 없이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연구진은 해당 기술을 이용해 간단한 스도쿠나 체스 문제도 풀 수 있었다. 이는 DNA 컴퓨터가 단순한 데이터 저장을 넘어 계산, 저장, 검색, 재저장 등 컴퓨터에서 수행하는 여러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초의 전자식 컴퓨터인 ‘에니악’의 등장에 비유될 만큼 중요한 연구로 평가되고 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DNA의 뛰어난 저장 용량과 효율성이다. DNA는 4개의 염기(A, T, C, G)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통해 매우 작은 공간에 대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1g의 DNA는 약 2억 GB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DNA만으로도 인류가 보유한 모든 디지털 데이터 저장이 가능하다. 또한 DNA는 수천 년 동안 안정적으로 정보를 보존할 수 있어 장기적인 데이터 저장에 매우 유용하다.
DNA 컴퓨터는 병렬 계산 방식을 사용해 계산 속도 역시 상당히 뛰어나다. 기존 컴퓨터가 한 번에 하나의 작업을 처리하는 방식이라면, DNA 컴퓨터는 여러 작업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어 계산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DNA는 매우 작은 부피로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등 공간적인 효율성도 뛰어나다.
이처럼 DNA 컴퓨터는 미래의 데이터 저장 및 처리 기술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미래에는 생명과학 분야나 빅데이터 분석, 고대 DNA 분석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앞으로 DNA 컴퓨터의 상용화가 이루어진다면 데이터 처리 방식은 크게 바뀔 것이다.
결론적으로 DNA 컴퓨터는 새로운 컴퓨터 기술을 넘어 데이터의 저장과 처리 방식을 변화시킬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오늘날 연구자들은 DNA의 놀라운 특성을 활용해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방법을 발전시켜가고 있다. 이러한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컴퓨터 공학의 새로운 기술로써 큰 전환점이 될 것이다. 또한 컴퓨터의 성능뿐만 아니라 데이터 처리의 효율성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