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CRISPR와 암치료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항암치료

<출처: pixabay.com>

[객원에디터2기|성민경 기자]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암 치료가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특정 유전자를 제거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을 하도록 유전자를 편집함으로써, 질병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여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유전자 가위 기술 중 3세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CRISPR-Cas9) 기술은 2015년 세계경제포럼 (WEF)에서 가장 주목받는 10대 미래 기술로 선정되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은 세균의 면역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에서 유래한 것으로, 유전자의 절단 기능을 가지는 Cas9 단백질과 유전체 서열 선택성을 부여하는 single guide RNA (sgRNA)가 동시에 작용하여 유전자를 선택적으로 교정하는 기술이다. 

이와 같은 기술을 도입하여 현대 의학기술의 도 많은 발전을 일으키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예시가 암 치료이다. 현재 암 치료에 사용하는 면역항암제는 화학 항암제와 표적 항암제에 이어 등장한 3세대 항암제이다. 하지만 이 3세대 항암제는 면역세포가 정상 세포까지 공격하고 몸 속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면역세포의 유전자를 편집하는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 칼 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세포면역치료센터 소장 연구팀은  2019년에 암 환자 3명의 면역세포 유전자를 편집하였고 이어, 2020년에는 암 환자에게 유전자 편집 면역세포를 주입한 첫 임상시험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화학항암제와 표적 항암제가 들지 않는 60대 암 환자 3명을 대상으로 1상 시험을 진행했다. 환자의 면역세포를 추출한 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PD-1 등 암 세포 공격을 방해하는 단백질을 생성하는 유전자 3개를 제거했다. 그런 다음 이 세포들을 환자에게 다시 주입하고 몸에서 안전하게 살아남는 지를 관찰했다. 이로 인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효능이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서, 연구팀은 이들 환자에게서 면역세포 주입 후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고 최대 9개월까지 생존하는 것과 몸에서 살아남은 면역세포를 몸 밖으로 추출해도 계속해서 암 세포를 없애는 능력을 가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준 교수는 “그동안 유전자 편집을 거친 면역세포를 사람에게 다시 주입할 경우 얼마나 살아남을지 알려진 것이 없다”며 “이번 연구는 이 새로운 방식이 안전하고 실현 가능한 암 치료 접근법이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유전자 편집 면역세포를 이용한 면역항암제가 시판되려면 갈 길이 멀다. 나머지 2~3상 임상시험을 모두 거쳐야 한다. 미국 바이오 산업협회에 따르면 신약 임상실험은 최종 상용화까지 평균 9.6%의 성공률을 보인다. 수년이 소요되는 2상과 3상 임상시험에서 탈락하는 약물이 많다는 뜻이다. 또한 신약 출시 이후 사후관리에 해당하는 ‘4상’ 임상시험도 남아있다. 하지만 이 연구를 통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암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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