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SPR를 이용한 다운증후군 염색체 교정의 가능성과 그 의미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객원 에디터 10기 / 최도영 기자] 다운증후군은 약 700명 중 1명에게 발생하며, 21번째 염색체가 한 개 더 존재하는 것이 원인이다. 이 추가 염색체는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어 세포가 필요 이상으로 단백질을 생성하게 만들고, 정상적인 생물학적 과정이 원활히 일어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그 결과 다운증후군이 있는 사람들은 학습 장애와 특정한 신체적 특성을 보이며, 선천성 심장 질환을 포함한 여러 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근 일본 미에대학교(Mie University)의 료타로 하시즈메 연구진은 다운증후군 세포가 보유한 추가적인 21번 염색체를 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제거할 경우, 세포 기능이 정상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치료가 아닌, 실험실에서 배양한 세포 수준의 연구 결과다.

CRISPR-Cas9은 특정 뉴클레오티드 염기서열을 인식해 DNA를 정밀하게 절단할 수 있는 유전자 편집 기술이다. 연구진이 사용한 방식은 allele-specific editing(대립유전자 특이적 편집)으로, 정상적인 두 개의 염색체는 보존하면서 여분의 21번 염색체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다. 이 과정은 ‘trisomic rescue’라고도 불리며, 실험 결과 불필요한 염색체가 제거된 세포에서는 유전자 발현 패턴이 정상에 가까워지는 변화가 관찰되었다.

이 과정에서 세포의 단백질 생성 패턴은 안정화되었고, 세포 생존률이 향상되었으며, 과도한 유전적 부담도 완화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새로운 의문도 제기된다. 과연 이러한 염색체 제거 기술이 뇌를 구성하는 신경세포와 같이 분열하지 않는 성숙 세포에도 적용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인체에는 성숙 이후 더 이상 분열하지 않는 세포가 많지만, 이번 연구는 이미 성숙된 세포에서도 염색체 제거가 기능적 이점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신경계 발달과 관련된 유전자들은 활성화되었고, 대사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은 감소했다. 이는 다운증후군에서 추가 염색체가 초기 뇌 발달을 방해한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더 나아가 이 연구는 실험실에서 배양한 줄기세포뿐만 아니라, 다운증후군 환자에게서 얻은 피부 섬유아세포에서도 수행되었다. 이들 세포에서도 상당한 비율로 여분의 염색체 제거에 성공했으며, 다양한 세포 유형으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전반적으로 염색체가 제거된 세포는 증식 속도가 빨라지고 세포 분열 주기가 짧아졌으며, 활성산소 생성이 감소했다. 이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개선과 전반적인 세포 건강 향상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염색체 제거 연구들과 뚜렷한 차별점을 가진다. 이전의 CRISPR 접근법은 세 개의 염색체를 구분하지 못하는 allele-nonspecific 방식이었고, 그 결과 과도한 DNA 손상이 발생해 세포 사멸률이 80% 이상에 달했다. 반면 이번 연구에서는 염색체 제거 성공률이 13.1%에 달했으며, 세포 생존률은 57%로 크게 개선되었고 오프타겟 손상도 매우 낮게 나타났다.

현재 다운증후군은 산전 진단 이후 임신 중단이나 착상 전 유전자 진단을 통해 출생 자체를 피하는 방식이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중단율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이번 연구는 장애를 ‘예방해야 할 대상’으로 볼 것인지, 혹은 ‘치료의 가능성을 탐색해야 할 상태’로 볼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윤리적 질문을 던진다.

또한 이 기술은 배아, 아동, 성인 중 어느 시점에 적용되어야 하는지, 어떤 유전적 조건까지 교정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장애의 가치와 다양성은 어떻게 존중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장기적인 안전성은 충분히 확보될 수 있는지와 같은 질문들을 함께 제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다운증후군을 세포 수준에서 유전적으로 교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실험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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