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Tok” 독서, 출판, 그리고 대중 문화를 재편하는 바이럴 트렌드
틱톡이 독서 문화를 부활시키고 출판 산업을 형성한 방법
[객원 에디터 8기 / 오민경 기자] 그 어느 때보다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현재의 디지털 시대에 틱톡과 같은 소셜 미디어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변화시켰다. 흥미 본위의 짧은 숏폼 동영상을 위한 공간으로 시작된 플랫폼은 금세 같은 관심사를 가진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조성했다. 그중 최근에 엄청난 열풍을 끌고 있는 것은 ‘북톡’이다. 북톡은 대중들이 책을 발견하고 토론하고 참여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북톡’은 무엇인가? 북톡(BookTok)은 독자가 리뷰, 추천, 등 책과 관련된 콘텐츠를 게시하는 틱톡의 커뮤니티다. 2020년 코로나 판데믹 기간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취미를 찾는 동안 널리 인식되었다. 수천만 명의 사용자가 자신이 좋아하거나 읽은 책을 공유하고 리뷰하는 동영상을 올리면서 2023년 11월 기준 #Booktok으로 무려 600억 개가 넘는 동영상이 게시되었다.
북톡은 출판 업계에 큰 혁명을 일으켰다. 출판사나 소매업체에 의존하는 전통적인 광고 방식과 달리 북톡은 독자들의 진정한 열정에 힘입어 운영된다. 전통적인 출판 산업은 북톡의 부상에 빠르게 적응했다. 출판사는 이제 인플루언서들과 직접적으로 협력하여 홍보 및 초기 리뷰를 위한 ARC(Advanced Reader Copy)를 제공한다. 작가들 역시 틱톡에 계정을 만들어 보다 개인적이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북톡에서 큰 열풍을 일으킨 책은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출간 당시에 많은 인기를 끌지 못했던 책들이 몇 년, 길게는 몇십 년이 지나 북톡으로 소개되면서 엄청난 매출 상승을 거두고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2016년에 출간된 콜린 후버 작가의 ‘우리가 끝이야’는 2022년 북톡에서 큰 열풍을 끌며 400만 부 이상 팔렸다. 이뿐만 아니라 Heartstopper(하트스토퍼), It Ends With Us(우리가 끝이야), A Good Girl’s Guide to Murder(살인을 위한 착한 소녀를 위한 안내서), The Summer I Turned Pretty(내가 예뻐진 그 여름) 등 북톡으로 조명을 받은 수많은 책들이 영화나 티브이 시리즈로 만들어져 또 다른 열풍을 끌고 있다.
또한 이제 대부분의 서점에는 틱톡에서 인기들 얻은 책을 소개하는 “BookTok” 전용 섹션이 있다. 미국 대형 서점 ‘반스 앤 노블’은 북톡 코너를 만든 후 매출 상승효과를 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북톡’의 영향력에 힘입어 국내 대형서점 교보문고도 작년 독서 애호가의 날을 맞아 틱톡과 협력하여 영상 업로드 후 ‘#BookTok’, ‘#교보문고’ 해시태그와 함께 틱톡 이벤트 페이지에 콘텐츠 링크를 남기는 전원에게 교보문고 e교환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였다.
그러나 북톡의 압도적인 성공에 불구하고 비판이 없지 않아 있다. 반향실 효과(Echo Chamber Effect)로 인해 청소년 문학, 로맨스, 판타지, 미스터리 등 인기가 많은 특정한 장르만이 성행하는 독서 문화 균질화에 기여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즉 알고리즘이 특정한 책들이 반복적으로 추천해 아직 덜 알려진 책들의 노출을 제한할 수 있다.
독서를 기념하는 공간을 만들고,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북톡은 계속해서 성장해가고 있다. 틱톡은 이미 문학계에서 강력한 힘, 즉 책의 마케팅, 판매 및 소비 방식을 재편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일이든, 무명작가가 인지도를 얻도록 돕는 일이든, 북톡은 독자들이 새로운 이야기를 발견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커뮤니티와 문학에 초점을 둔 북톡은 단순히 유행이 아닌 혁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