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아이스크림에 분노한 중국에 두 차례 사과
[객원 에디터 5기 / 전종환 기자]CNN은 지난 4월 21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전시회 중 하나인 ‘2023 상하이모터쇼’ 전시회에서 중국인 관람객에게 인종 차별로 보일 수 있는 행동을 해 즉각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독일 BMW는 상하이 모터쇼에 참가해 지난 18일과 19일 사전신청한 관람객 600명에게 고급 아이스크림 ‘루너스(Luneurs)’를 무료로 나눠주는 홍보 행사를 진행하던 중,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고 홍콩 명보가 22일 보도했다.
당시 중국 여성 2명이 BMW 미니 홍보 부스 앞으로 다가가 아이스크림을 달라고 하자 직원이 “다 떨어졌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잠시 뒤 외국인으로 보이는 남성이 부스를 방문해 아이스크림에 관심을 보이자 친절한 설명과 함께 먹는 방법까지 알려줬다. 이 모습을 본 다른 관광객이 아이스크림을 다시 요청했으나 BMW 직원은 또다시 거절했다. 이 관람객은 동영상을 중국 최대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올렸고, 지난 20일 현재 조회건수가 3억 5000만 회를 넘었다. 이 영상에는 ‘BMW가 중국인을 차별한다’는 내용의 비난 댓글이 쏟아졌다.
BBC에 따르면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는 이 사건이 9300만 이상 조회되면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으며 부정적 댓글도 16만 5000여 개나 달렸다. SNS에서 ‘#BMW 미니 전시회 차별대우’라는 해시태그는 1만 6000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중국인을 외국인과 차별대우하는 것은 중국에서 아주 휘발성이 높은 이슈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BMW 측은 “중국이 아닌 해외 계정으로 행사 관련 앱을 등록한 사람만 홍보용 아이스크림을 증정한다”라고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외국인으로 보이면 앱 계정은 확인하지도 않고 아이스크림을 증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불매운동까지 거론되는 등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자 BMW 미니 측은 결국 공식 사과했다. 그럼에도 성난 여론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자 BMW는 지난 21일 2차 사과를 하면서 “준비한 아이스크림이 다 나간 것은 사실이며, 몇 개 남은 아이스크림을 (외국인 관람객이 아니라) 독일 본사 파견 인력에게 나눠주었을 뿐”이라며 “안내 데스크 여직원들은 사회생활을 막 시작한 젊은이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달라”라고 밝혔다. BMW는 데스크에 있던 여직원 2명은 상하이 오토쇼를 위해 고용한 인력이며, 이미 데스크를 떠났다고 밝혔다고 명보는 보도했다.
BMW가 이처럼 즉각 사과에 나선 것은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최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BMW 그룹은 중국에서만 79만 2000대를 팔았다. 반면 미국은 36만 2000대에 그쳤다. 독일 이외 최대 고객인 중국 내 여론 악화 소식은 독일 증시에 상장된 BMW 주가에 반영돼 지난 20일 하루 만에 3.6% 내려 21억 유로(약 3조 원)가 사라졌다고 중국 포털 시나닷컴이 보도했다. 이는 상하이오토쇼에서 나눠준 루너스 아이스크림 4억 6000만 개에 해당한다고 해당 매체는 전했다. 뜻밖에 주목을 받게 된 루너스 아이스크림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번 BMW 판촉행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루너스는 프랑스 사람 4명이 2018년 상하이에 1호 점포를 낸 고급 아이스크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