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상사를 도입하면 어떻게 될까?
AI 관리자 도입으로 스트레스 감소 및 생산성 향상 – 밴쿠버 선임 매니저 한나 라우마의 경험
[객원 에디터 7기 /우동훈 기자] 캐나다 밴쿠버에 거주하는 한나 라우마(Hanna Rauma)는 직원 83명을 관리하는 선임 매니저로, 관리 업무로 인해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낙담과 좌절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 AI 관리자의 도입으로 그녀의 업무 환경이 크게 개선되었다.
라우마는 “팀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에 얽매여 큰 실망감을 느끼고 있었다”며 과거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녀가 근무하는 ‘학생 마케팅 에이전시’는 대학생들을 고용해 중소기업의 마케팅을 지원하는 회사로, 새로운 고객이 생길 때마다 “어차피 실패할 거야”라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며 열정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2023년 11월부터 ‘인스피라’사의 자율 인공지능(AI) 관리자를 사용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원격으로 근무하는 직원들은 이제 AI 관리자를 통해 업무 스케줄을 세우고, 업무량을 계획할 수 있게 되었다. AI 관리자는 시간 기록, 마감일 알림, 정기 메시지 전송, 비용 청구 등을 지원하며, 문서 작성 시 단어 선택을 도와주고, 업무 관련 질문에 답하며, 중앙 포털에서 업무 진행 상황을 자동으로 업데이트한다.
라우마는 AI 관리자의 도입 후 스트레스가 줄었고, 직원들이 더 빠르고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제 회사의 성장에 집중할 수 있게 되어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습니다. 진심으로 수명이 늘어난 기분입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직원들과의 관계도 크게 개선되었다고 덧붙였다. “이전에는 아버지와 자식 같은 관계였지만, 이제는 더 동등한 관계가 되었습니다. 문제 해결에 급급하기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토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라우마와 그녀의 직원 83명 중 26명은 ‘인스피라’와 컬럼비아대학, 애리조나주립대학, 위스콘신대학 연구진이 참여한 실험의 일환으로 AI 관리자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다. 이 실험에서는 AI 관리자와 인간 관리자의 성과를 비교했으며, AI 관리자는 44% 성공률로 직원들의 근무일 계획을 도왔고, 42% 성공률로 정시 출근을 도왔다. 이는 각각 45%, 44% 성공률을 보인 인간 관리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AI와 인간 관리자가 함께 직원들을 관리한 경우 각각 72%, 46%의 성공률을 보였다.
컬럼비아대의 폴 서먼(Paul Serman) 경영학 교수는 모든 관리직을 AI로 대체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간 관리자는 모든 조직에서 중요하다. 이들이 흔들리면 조직은 큰 혼란에 빠진다”며, AI가 반복적인 업무를 맡게 하여 인간 관리자가 혁신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런던의 HR 자문 업체 ‘HR 해비탯’의 티나 라흐만(Tina Rahman) 설립자는 AI 관리자가 관리직이 잘 맞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사직하는 이유를 조사해 보니, 거의 100%가 잘못된 경영 관리 때문이었습니다”라며, AI 관리자가 명확한 지시를 내리고 기대를 투명하게 밝힘으로써 직원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흐만은 AI 관리자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결과에만 집중하는 분위기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이버 보안 자문 업체 ‘보어스’의 제임스 보어(James Bore)는 AI 관리자를 둘러싼 가장 큰 우려는 사이버 보안 측면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에 의존하게 돼 인간 직원을 AI로 대체하기 시작하면, 그 기업은 발이 묶이게 되는 셈입니다”라며, AI 시스템의 광범위한 이용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나 라우마의 사례는 AI 관리자가 관리자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얼마나 큰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AI 도입의 장점과 단점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투와 리서치 기업 워크플레이스 인텔리전스(Workplace Intelligence)가 미국 직장인 800명과 인사 담당자 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Z세대 직원들이 ‘AI 커리어 코칭(AI Career Coaching)’을 활발히 이용하고 있으며, 챗GPT와 같은 챗봇을 통해 최고의 커리어 조언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 응답자의 약 47%는 관리자보다 챗봇을 통해 더 나은 조언을 얻는다고 답했다.
또한, 조사에 따르면 직원 77%와 인사 책임자 79%가 직장에서 유해한 업무 환경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밝혔으며, 열악한 대우와 경력 발전 가능성 부족으로 인해 많은 직장인들이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찾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AI 직원, AI 면접관 등 많은 AI들이 우리의 직장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AI 도입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며, 인간 관리자의 역할과 인간관계의 중요성은 여전히 강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