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 고흐같은 그림을 그려줘
AI 그림, 반복된 이미지 학습
[객원 에디터 / 4기 황시후 기자] 아래 사진은 2015년 독일·미국 공동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이 풍경사진(왼쪽)에 비롯해 반 고흐 작품 ‘별이 빛나는 밤에’의 화풍 스타일(색감, 질감, 기법 등)을 입혀 생성한 그림이다. 이 그림은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하지만 한 가지 색다른 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AI에 의해 그려졌다는 것이다.
AI는 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의 줄인 말이며 현재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사용 및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1분에 약 500시간 분량의 영상이 업로드되는 유튜브 알고리즘이나, 반복적인 이미지 학습을 통한 AI 그림이 있다.
현재 AI가 그림을 그리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풍경 사진 같은 기존 이미지를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나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 같은 명화 스타일로 바꿔 주는 방식이다. 색감, 질감 등 형식은 명화에서 잡아내고 전체적인 구도나 사물의 형태 등 내용은 풍경 사진에서 찾아 이 둘을 조합하는 것이다.
AI 화가는 기존의 그림을 학습한 뒤 새로운 그림을 그려낸다. 대부분 수많은 그림들을 학습시켜서 그의 스타일과 느낌을 본떠 완전히 새로운 그림으로 탄생시키는 것이다. 인공신경망의 일종인 ‘데이터 쌍을 이용한 생성 모델(GAN)’을 이용할 수 있으며, 학습된 이미지들에 비롯해서 그에 가까운 새로운 이미지를 생성해내는 방식이다. GAN은 두 대상 이미지의 공통 특성을 스스로 분석한다는 점에서 기존 정답만을 찾아내는 AI 프로그램보다 한 단계 진화한 형태다.
예를 들어, 같은 작가의 그림을 여러 장 AI에 입력해 학습시키면, AI는 그 작가의 작품이라고 착각할 만큼 비슷한 작품을 만들어낸다. 실제로 미드 저니(midjourney)라는 한 플랫폼은 ‘피카소 풍’이라는 명령어에 비롯해 피카소가 그렸을 법한 그림을 만들어내 큰 주목을 받았다.
미드저니와 같은 AI 그림을 그려주는 플랫폼은 달 2(DALL E 2), 아트 브리더(Artbreeder), 나이트 카페(night cafe)등이 있다.
AI 그림은 기술의 발전을 잘 보여주는 예시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그림을 그린다면 길게는 몇 달이 걸릴지도 모르는 작품들을 AI는 몇 초만에 그 작업을 끝내며 사람이 그린 그림과 구별하기 굉장히 어렵다. 실제로 AI 화가가 그린 그림이 대회에서 수상하는 경우도 있었다. 더불어 그동안 인간들이 해오던 단순하고 반복적인, 위험할 수도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야만 했던 작업들을 AI 가 대신 수행한다. 이런 장점들을 자랑하는 AI 그림이지만, 이를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BBC의 알렉산더 레벤에 따르면, 최근 몇 달간 예술계에선 ‘AI 예술은 예술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에 대해 많은 논쟁이 이어졌다고 한다. 향후 파괴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편향과 윤리, 소유권 및 대표성 등과 관련해 답해야 할 중요한 질문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또한 이코리아에 따르면, 창작자들이 작업물을 공유하는 창작 플랫폼 ‘아트스테이션(ArtStation)’에서 AI 그림 업로드에 반대하는 도배 시위가 일어났다고 한다. 이유는 AI가 생성한 이미지가 인터넷의 탐색 페이지에 범람해 인간 창작자가 만든 그림을 찾기 힘들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AI 그림 생성 기술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들의 생계와 연관된 포트폴리오 플랫폼에 AI 생성 그림이 넘쳐나는 것을 문제 삼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이 문제를 일차적으로 막기 위해 우리는 AI그림을 기술의 발전으로 받아들이되, 창작자들 고유의 창작물 또한 존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