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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 러시아 스위프트 배제 결정

러시아 내 인플레이션과 경제혼란 예상

러시아 화폐 루블화 30%이상 급락

<PIXABAY 무료 이미지 제공>

[객원에디터 3기 / 정수연 기자] 미국을 비롯한 유럽 연합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경제적 제재로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제외시키겠다고 밝혔다. 미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영국·캐나다 정상들은 지난 2월 26일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아 은행들을 스위프트 망에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스위프트란 전 세계 200개국의 1만 1천 개의 중앙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이 국제 거래 결제 때 쓰는 전산망이다. 각국의 이번 결정은 러시아 기업 및 개인의 수출입 대금 결제, 해외 대출·투자가 모두 막힌다는 뜻이다.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러시아 은행 스베르반크는 러시아 전체 은행 자산의 약 30%를 보유하고 있으며, 러시아 저축 예금의 절반을 소유하고 있는 러시아 최대 금융기관이다. 하지만 스베르반크 역시 유럽 자회사 폐지 등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경제 제재로 인해 은행카드로 물건을 구입하거나 현금인출이 제한될 수 있어 러시아내에서도 은행에 사람들이 몰리는 등 경제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모스크바 대중 교통부는 애플 페이와 구글 페이, 삼성 페이 등을 통해서 지하철과 버스 등을 타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국민들의 주말 대중교통 이용에 주의를 요했다.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뱅크’는 고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은행의 결제시스템을 이용해 거래를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국영 개발은행인 브이이비(VEB)도 외부의 제재가 러시아 내부의 프로젝트를 금융 지원하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러시아 중앙은행은 가장 심한 제재 대상에 오른 다섯 은행에서 운용하는 단말기나 온라인 가게에선 모바일 지불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며, 고객들에게 은행 카드를 갖고 다닐 것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많은 러시아 국민들은 불편함을 토로했다. 

국제사회에서 그동안 스위프트 제재는 ‘금융 핵무기’라고 불리며 이란과 북한에만 적용해왔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연합은 이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제지하기 위한 수단을 쓰게 되었다. 특히 이번 스위프트를 이용한 제재는 러시아 경제에 중장기적으로 파괴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 러시아 총리 마하일 카시아노프는 트위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서구가 중앙은행 보유액을 동결하는 것이며, 러시아의 화폐인 루블을 지탱할게 아무것도 없게 된다며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밝혔다. 또 그는 초인플레이션과 경제 재앙이 멀지 않다고 전했다.  

AP통신은 러시아 내에서 뿐만 아니라 일부 중부 유럽에 있는 러시아 국민들도 러시아 은행이 제재 대상에 오름에 따라 앞다투어 돈을 인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서구의 제재 발표 이후 약 30% 가까이 급락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지난 28일 루블화 환율 하락에 대한 대응으로 기준 금리를 9.5%에서 20%로 올렸고 주식 시장과 선물 거래 시장을 폐쇄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서구 국가들의 대 러시아 제재로 러시아가 받는 경제적 영향은 수천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일본, 그리고 유럽연합(EU)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 또한 러시아 중앙은행에 대한 제재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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