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세계 최저 출산율 기록한 한국, 이대로 괜찮은가

OECD 평균의 절반을 기록한 합계출산율 0.81명

비혼, 저출산 예상보다 가속 

15년간 성과가 없는 저출산 대응

< PIXABAY 제공 >

[위즈덤 아고라 / 임서연 기자] 23일, 통계청은 지난해 출생아 수가 26만 500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불과 10년 전과 비교해도 출생아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만 15~49세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숫자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저치이자 세계 최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 1명을 밑도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그 수치 또한 OECD 평균(1.61명)의 절반에 불과하다. 올해는 그마저 0.7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공 >

출생아 감소는 혼인 건수가 감소한 데다 아이를 늦게 낳고 있어서다. 지난해 1~12월 누적 혼인 건수는 19만 25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2만 1000건 감소했다. 같은 기간 모의 평균 출산 연령은 33.4세로 전년보다 0.2세 올랐다. 2019년 기준 OECD 평균은 28.3세다. 노형준 통계청 인구동향 과장은 “출생아 수 70만 명 시절에 태어난 1991~1995년생이 이제 새로 주 출산 연령 (30세)에 진입하면서 향후 출생아 수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혼인, 출산 감소 추세가 (1991~1995년생에서도) 전반적으로 나타나 출생아가 늘 것이라고 전망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제공 >

작년은 사망자 수도 1970년 이후 가장 많게 보도되었다. 한 해 동안 사망자 수는 31만 7800명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인 조사망률 (6.2명)은 전년보다 0.3명 증가했다. 1983년 (6.4명) 이후 가장 높은 수다. 

출생아는 줄고, 사망자는 늘면서 인구 자연 감소 추세도 2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자연 감소한 인구는 5만 7280명으로, 전년도 3만 2611명 대비 75.6% 늘었다. 통계청은 앞서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국내 총인구가 2028년 약 5194만 명으로 정점을 찍고 이듬해부터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그 시기가 9년이나 앞당겨졌다. 

급속한 저출산 및 고령화는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2020년 3737만 9000명이던 국내 생산가능 인구 (만 15~64세)는 향후 5년간 177만 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70년이면 1736만 8000명으로 반토막이 우려된다. 한국 금융연구원은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2030년 잠재성장률이 0%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5년간 역대 정부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380조 원을 쏟아부었지만 별 효과는 보이지 않았다. 치솟는 부동산 가격과 과도한 사교육 비용, 여성 경력 단절 우려 등으로 인해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꺼리고 있고, 고도성장 이후 삶에 대한 가치관도 변해 결혼하고 아이 낳는 것보다 나의 삶이 더 중요한 세상이 됐다. 아이를 낳으면 생후 24개월 동안 현금 30만 원씩 주는 현행 현금지출 대책이 효과를 발하기 어려운 이유다. 초저출산 추세는 돌이키기 어려운 사회현상이 됐음을 인정해야 한다. 

저출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이미 진행된 사회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부양비 부담 증가와 연금 고갈, 인구 감소에 따른 경제성장 정체 및 대폭적인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적정한 교사 정원이나 교육 예산 배분, 심각한 현역 병력자원 부족 현상의 대처법 등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곧바로 실행해야 하는 일이 적지 않다. 이런 문제의식은 그동안 여러 차례 제기되었지만, 해당 정부 부처가 조직 축소, 보직 감소 등에 따른 내부 반발을 우려해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Leave a Reply

error: Content is protected !!